사다리 걷어차기 - 앞선 나라는 따라잡고 뒤쫓는 나라는 따돌리던 선진국 경제 발전 신화 속에 감춰진 은밀한 역사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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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무역과 개방이 세계적 흐름일 때 이를 걷어차고 상황과 배치되는 주장을 펼친 작품 《사다리 걷어차기》. 따지고 보면 자유와 개방 정책을 빌미로 가진 자, 즉, 선진국이 개발 조상국들을 자신의 경제 테두리 안에 엮으려는 위험한 발상을 저지하기 위한 장하준 교수의 역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제적 기준을 선진국 수준에 맞추라. 가까스로 후진국에서 기차를 환승한 개발 도상국가의 입장에서 남아 있는 도전의 기회마저 박탈 당하는 경우라 여길 것이다. 대등한 기회와 평등이 맞는 말이지만 경제 여건에 맞는 전 지구적인 협력과 협조가 필요한 때는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으리란 생각과 《사다리 걷어차기》를 다시 읽음으로써 잘못된 논리와 억지적 논쟁을 바로잡고 함께 토론할 많은 독자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2002년 경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지금까지 이 작품이 읽히는 건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경제적 자유와 평등, 변하지 않는 국가 간의 서열 문제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이제 미국도 예전의 미국, 그렇게 연합체를 강조하던 EU도 예전의 강력한 조직체의 힘을 잃고 있다. 이를 인지하고 장하준 교수의 당시 주장과 논리를 현재의 관점과 비교, 분석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선진국의 어두운 실체를 설명으로 시작한다. 1부에서누 개방 도상국 시절 현 선진국들의 따라잡기 전략을 영국, 미국, 독일 등의 유럽 국가 중심으로 설명, 일본과 동남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와 사례를 제공한다. 특히 산업 개발 정책에 관한 신화와 교훈은 흥미롭게 읽어 볼 대목이다. 유럽 및 선진 각국의 무역 정책, 관세제도, 보호 정책 등에 대한 정리가 일목요연하게 담겨 있다. 2부는 제도와 경제 발전으로 선진국의 제도 발전의 역사를 중심으로 설명되며 부가적으로 재산권, 기업 지배 제도, 금융, 사회 복지와 노동 제도의 역사까지 정리하며 어떻게 그들이 경제적 자유와 발전을 거듭해 왔는지 개발 도상국가의 제도 발전 역사와 비교 분석하게끔 독자들에게 편의를 더한다. 마지막 3부는 이 모든 역사와 제도의 변화 과정을 통한 결론이다. 그간 제시된 경제 개발, 제도 발전 정책을 반추 (反芻) 하며 미래 변화를 대비할 생각과 고민의 시간을 마련 가능하게 해준다.


 

《사다리 걷어차기》의 정의

사다리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간 사람이 남들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과 같은 행위

이 책은 2002년도에 영국에서 최초 발간되었지만 2020년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재정리된 개정판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의 경제 전망, 그간 세계의 중심이라 불리던 선진 국가들의 판도 변화, 그들의 시계추 흐름에 따라 경제 기틀마저 흔들렸던 개발도상국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떻게 변화할지 향후 전망과 대처법도 제시한다. 30년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경제학 분야 전문가이자 교수로 활약했던 장하준 교수의 심도 있고 다양한 분석과 논증이 가미된 《사다리 걷어차기》개정판은 더 의미 깊고 실용적 가치가 뚜렷한 작품으로 독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이 그들의 이익과 이윤에 따라 불합리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발전해왔다. 반면 현재의 개발 도상국가에는 그들의 논점과 틀 안에서 자유와 개방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외치는 선진국 중심의 억측에 대한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도 담겨 있다. 이를 중심으로 어떠한 방법이 특정 국가들만의 특권과 이익이 아닌 공정하고 정당화된 라인에서 시작해 전 세계의 국가들이 균등 된 기회에서 발전할 수 있는지 대한 미래상을 독자의 시각과 입장에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기적인 인간과 사회가 불평을 가중시키듯 선진국이 패널티없이 걸어온 성공의 길을 개발도상국에게는 지금의 실정에 맞게 정책을 그대로 따르고 실행해야 한다는 부당한 논리는 절대적으로 재고(再顧) 되어야 한다. 《사다리 걷어차기》의 시작과 문제는 이미 10년 전 시작되었지만 아직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공정한 세계 경제 발전 장벽이자 화두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함께 읽어보며 논의함으로써 공정한 기회와 방법의 대안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만의 입장이 아닌 세계 여러 국가에 객관적인 해결법의 잣대를 제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본 책은 출판사 지원을 통해 개인의 주관적 생각을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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