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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펌프드 - 우버, 위대한 기회는 왜 최악의 위기로 돌변했는가
마이크 아이작 지음, 박세연 옮김, 류현정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평점 :
우버 택시와 위워크 등 한때 스타트업 기업들의 선망을 받던 기업들이었다. 강력한 투자자들의 거금의 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할 것으로만 믿었던 이들에게도 어두운 그림자는 드리워지기 마련이었을까? 조직을 이끌고 투자자를 유치하는 CEO 입장에서는 엄청난 고뇌와 판단이 늘 머리맡의 가시처럼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임은 익히 알고 있다.
안타깝게도 위의 기업들은 경영자들의 잘못된 선택과 스캔들로 퇴락의 위기까지 접어든다. 이러한 과정과 민낯을 빠짐없이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기회가 위기가 되는 과정을 저널리스트 마이크 아이작은 객관적 자료와 설명, 인터뷰등을 통해 생생한 내용으로 공개한다. 충격적이지만 풀어가야 할 이 시대의 기업문화와 가치, 경영자로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제목과 같이 무엇이든 이루기 위해 투쟁(?)과 같았던 기업 경영을 했던 우버 택시의 창업자 캘러닉, 그에 따른 부작용은 잘못된 기업문화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지나침이 부족함만 못하다는 교훈까지 준다.
1년간 끊임없이 취재하고 자료 조사, 분석을 통해 찬란했던 우버 택시의 실처를 취재, 공개한 저자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낸다. 기업가로서 인류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점, 그렇지 못했을 경우에 닥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스타트업 기업의 흥망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작은 획기적이고 혁신적이었으나 지나친 경영의 독단적 요소와 무분별한 불법을 자행한 결과가 기업 초기의 공유 경제를 희망하던 가치와는 상반된 흐름으로 이어져 결국 우버의 창업자 캘러닉은 CEO의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치달은 것이다.
' 우버를 취재하는 동안 나는 캘러닉을 비롯한 많은 리더가 기술 세상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저질렀던 거짓과 배신, 음모와 사기에 관한 이야기-중략-에 한 부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우버의 역사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단순히 캘러닉의 흥망성쇠를 다뤘다면 이 책의 가치와 감동, 교훈은 덜 했을 것이다. 이런 걱정을 덜어내며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해보면 샌프라시스코는 창업자라는 군웅들이 난무하고 어떠한 제갈공명이 창업자 주변에 있느냐에 따라 게임 혹은 전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알지 못했던 젊은 투자자들과 벤처 사업가들이 캘러닉과 교류, 경쟁하며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였는지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객관성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우버 이전에 양치기 투자자로 자유를 누리던 그에게 우버캡이란 사업 제안을 내 건 캠프, 우버의 미래를 판단하고 투자까지 이르게 하는 벤치마크의 투자자이자 시나리오의 완결자 '빌 걸리'를 만나기까지 거침없는 질주는 야생 멧돼지와도 같은 무모한 힘, 슈퍼 펌프드의 장점으로 부각된다. 기업의 존망과 이를 이끄는 창업자, 대표들의 쉴 수 없는 고민과 분석의 여정 안에서 독자들은 그들의 문제가 무엇이었으며, 과감한 투자와 경영 방식이 약이 되었다가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배우게 된다.
CEO의 경영 드라이빙에 따라 기업의 운명, 주가 지수의 심한 굴곡들처럼 단숨에 내려앉을 수 있다는 위기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의 안정적 가치보다는 단기적 수익과 경쟁에 모든 걸 걸다보면 창업자이더라도 무너질 수 있음을독자들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작품이 될 것이다.
실적에 목을 매고 기본 없이 불법을 자행하며, 그것이 정당화 되듯 침묵하는 기업으로 비치는 우버의 직원 문화도 문제점으로 대두된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기업 경영방식은 경쟁 사회에서 필요한 요소이나 실적이 우선시 되고 '윤리와 인권'이 무시되는 회사라면 얼마나 그 위치에서 '브랜드적 가치를 지키며 버티겠는가' 란 생각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관리자들은 목표가 미달성 되면 심하게 나무랐고, 동료가 보는 앞에서 눈물을 글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떠한 관리자는 동료 이성과 사귀면 그녀를 편애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한다. 이로 인한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던 트래비스 캘러닉. 수익이 우선시 되어 회사 내 폭력과 성 추문까지 입막음으로 전전하다보니 감당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속적으로 터져 우버의 창업자 캘러닉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모든 결과의 원인 중 하나가 법과 정의의 테두리보다는
어떠한 상황 여하를 무시한 성과주의에 집착한 직원 문화의 폐해에 큰 책임이 있었음을 마이크 아이작은 고발한다.
'저는 미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거시적으로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트래비스 캘러닉
실패했지만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CEO이다.
물론 다시 일어서며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기업가의 올바른 책임감이다.
이 작품의 감수자 류현정 님은 한국 기자 중 그 누구보다 많은 횟수의 만남을 우버 CEO인 켈러닉과 가졌다고 소회한다. 그러면서 흡사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면과 닮아 있다는 점도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결과마저 같게 마무리 된다면 칭찬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현재 캘러닉이 아직도 자신만의 스타트업을 위해 연구하고 새로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재기에 힘쓰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주길 바란다. 기왕이면 기존과는 다른 경영 방식으로 스타트업의 가치를 제대로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희망도 갖는다. 이 책이 우버의 창업가를 몰아낸 투자자 벤치마크의 '빌 걸리' 입장에서 쓰여졌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 원인 중엔 무모함과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는 비도덕적 비즈니스 마인드가 한 인물의 몰락을 가져왔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저돌적이고 끝을 모르고 달리며 새로운 도전에 투자하는 혁신가로서의 트래비스 캘러닉을 그려냈다는 작품일 수도 있다. 그 판단은 독자의 몫이 될 수도 있긴하다.
결과야 어찌 되었든 쉴 틈 없이 전개되는 비즈니스 업계의 두뇌싸움이 활극과 소설을 연상케하는 재미까지 제공하는 작품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비즈니스맨의 성공과 몰락,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을 모두 섭렵할 수 있어 더욱더 큰 교훈을 던져준다.
6년 이상의 취재와 수많은 자료 수집, 100여 명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과 인물들의 민낯을 생동감 있게 보여 준 <슈퍼펌프드> 시작과 몰락의 현장에서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어가는지의 지혜를 터득하는 독서가 되었으면 한다.
*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 견해를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