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라는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흔적이자 침묵과도 같은 인간 개개인의 마음속 깊은 울림이다. 8권의 가까운 작품을 발표한 황상열 작가의 인생이 어떠한 과정과 추억을 지니고 현재에 이르렀는지 자연인 그 자체의 모습을 읽고 경험하며 대리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어느 누구나 추억을 먹고 산다. 하지만 그건 단지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되새길 뿐 입 밖으로 혹은 글로 솔직 담백하게 끄집어내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작가 본연의 디테일한 기억과,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이 다분한 인간 황상열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살아온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 지금의 현재 모습, 많이 이들과 소통하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나누어 가려는 마음이 지금에 영근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7080세대들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밀레니얼 세대에겐 우리의 아빠, 삼촌이 살았던 파란만장했던 어제의 무용담을 자신의 가치에 맞춰 발전시킬 수 있는 에세이이자 미래 자기 계발서라고 평할 수 있는 작품이다.
집 전화로 덜덜 떨며 이성 친구에게 전화했던 추억, 언택트 한 시대 문자 몇 개로 자신을 표현하는 지금과 다른 뭔가 특별한 감성의 시대, 가장 찬란했던 시대를 살아온 인물, 작가 중 한 명이 아닐까 황상열 작가를 그렇게 평하고 싶다.
'만남과 소통은 같다고 생각한다. 만남이 없는 소통은 없고, 소통이 없는 만남은 생각할 수가 없다.'
SNS 소통 시대이다. 위의 황 작가가 언급한 글이 다소 아날로그적 감성일 수 있으나 적극 동의한다. 실제 SNS를 통해 살갑게 지내다가도 실제 모임을 통해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반대의 성향인 사람도 만나게 된다. 동호회 모임의 SNS 친구들도 인터넷 공간에서 과묵했지만 오히려 적극적인 분들도 간혹 목격한 적이 있다. 만남을 통해 눈빛을 교환하고 필요한 마음속 말을 서로 가감 없이 나누는 관계 형성, 지금과 조금 거리가 먼 이야기라 할지라도 문자 해고 통보, 이별 통보에 이르기까지 약간 상식을 벗어난 행위는 예전 아날로그적 감성의 진정한 소통과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든다. 장기하의 노래 가사처럼 '일단 만나, 우리 한 번 만나.' 지금 시점에서 조금 어려우나 소통이 발전해 만남이 원활히 이어지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