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무사시 - 병법의 구도자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우오즈미 다카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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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장 역동적 시대를 살다 간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를 모르는 일본인은 없을 만큼 요시카와 에이지가 쓴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를 읽었던 한국인 독자도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관련 서적까지 한때 날개 돋친 듯 팔렸던 것으로 기억되니 난세의 영웅은 어느 국가, 시대에나 한 명쯤 등장하는 것이 맞음을 역사적 정황들로 -사실 여부는 사료를 통해 파악해봄직하다-확인할 수 있다. 요시카와의 글이 소설이었다면 이 작품은 병법이자 검술의 구도자로서의 미야모토 무사시를 정의했다고 할 수 있다. 다소 철학적이고 난해할 수 있으나 단순히 싸워서 이겨 전국의 무사를 제패한 그가 아닌 검법자로써의 생을 돌아볼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작품은 미야모토 무사의 영웅담이라기보다 겉모습에 가려진 실채, 혹은 감춰진 진실을 더욱 명확하게 분석하는데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그가 저작했다는 《오륜서》란 작품이 실제 그에 의해 정리되었는지, 그가 양성한 제자들의 산물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그를 영웅화하기 위한 역사적 허구인지에 대해도 심도 있는 논의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오륜서》를 중심으로 3장까지는 무사시에 대한 삶을 그리며 그가 낯선 독자들에게 영웅이자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이후는 《오륜서》의 실체이자 그가 걸어온 병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며 고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끝으로 그가 남긴 무도인으로서 삶의 바탕이 된 철학적 사상을 현대에 빗대어 보는 시간도 함께 가질 수 있다. 일본적이면서 그의 영웅담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지만 아직도 그러한 정서를 받아들일 수 없는 한국 독자들에게 미야모토 무사시와 《오륜서》의 의미가 어떻게 다가오고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무사시와 고지로의 유명한 간류섬의 결전. 주어진 사료와 증거물 등으로 당시의 유명했던 진검 승부를 묘사하는 것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무공전》이라든지 《니텐기》라는 생소한 제목의 작품들이지만 이를 재구성해 진실에 가깝게 창작화했다는 결론도 보여준다. 물론 실제 결투는 있었을 것이다. 대신 이 대결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정면 승부를 펼치기 위한 방편으로, 혹은 승리를 당연시한 무사시의 예측 때문인지, 살생을 줄이려는 의도인지 모르나 목검을 사용한 대결은 의문점과 함께 흥미까지 더한다. 어쨌든 당시의 결투를 실제 보았던 무수한 영상들과 겹쳐 상상해보면 어마어마한 결전이 아니었을까 예측해본다.

한 인물의 진정한 모습과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선 많은 사료를 비교 분석하며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한다. 어디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다각도로 무사시의 삶을 조명하고 증거자료, 전문분야인들의 정보 등도 조합해 사실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밝혀내려는 저자의 노력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소설적 장르로만 알았던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생애를 창작과 실제로 존재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에 대한 정당성 확보가 독자 입장에서는 좀 더 다양한 각도로 한 인물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한 재미 이상으로 인물이 걸어온 길, 주변 정황, 시대적 연결 고리가과 맞닿는 이야기에서 얻는 지식은 보다 큰 배움의 독서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사실과 명확성에 가까운 병법 구도자 미야모토 무사시의 생애와 《오륜서》의 심도 높은 분석과 사상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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