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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평점 :
북유럽 소설에 대한 환상, 우선 신비로움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요 네스뵈를 대표로 아이슬란드 작가 인드리다손의 ‘저체온증‘이란 소설을 읽어오며 느낀 차가움과 처절함. 이상야릇하게 뭔가 다른 느낌의 북유럽 스타일 소설의 장르적 특성에 매료되다 보니 ‘실버 로드‘ 또한 독자로서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렐레는 ‘실버 로드‘에서 자신의 소중한 딸 ‘리나‘를 잃고 만다. 실종 사건이 일어난 상황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며 궁금증을 가중시켜준다. 사건에 대한 진실과 실마리를 풀어가는데 집중하는 주아공 렐레와 그를 조력해 주는 인물들의 등장이 책을 읽는데 집중력을 더해주고 소설의 시작부터 몰입하게 된다. 실버 로드에 대한 배경적 지식 또한 상세하게 묘사해 장소의 이미지마저 그림으로 상상할 수 있게끔 한다. 작가의 데뷔작이지만 그렇게 느끼기 힘들 만큼의 짜임새 있는 내용이 장점인 소설이다.
렐레의 이야기와 함께 교차되며 전개되는 중년의 토르비요른과 그의 집에 기거하기 시작하는 동거녀 실리에와 그녀의 딸 메야. 일상적인 생활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북유럽 동거가족의 모습이지만 실종된 리나를 찾는 렐레와 중요한 연관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 외에 독자적인 가족 공동체를 구성하는 스바르트리덴의 가장 비르게르와 부인 아니타와 삼형제. 어떤 모종의 사건을 암시하게끔 하는 스릴러의 장점이 책을 읽어가는 집중력을 높여준다.
우연히 비르게르의 막내인 칼 요한을 비롯한 두 형제와 만난 실리에르의 딸 메야의 인연이 리나의 실종과 어떤 연관성 있는지도 추리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리나의 실종과 뒤 이어 3년 뒤 발생하는 10대 소녀 한나의 실종 사건이 과연 동일 인물의 범죄였는지도 흥미롭다. 여러 명의 용의자 중 누가 과연 그 범인이고,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인물의 심리적 상태 등을 통해 추리할 수 있는 것들이 스릴러물의 매력이 되는 것이다. 사건의 향방이 마무리로 달려 갈수록 어떤 접점을 찾게 될지 혼란스러우면서도 다양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스토리. 이것이 범죄, 스릴러 추리 소설을 끊임없이 찾게 하고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재미이자 특징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가 스티나 약손의 처녀작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실버 로드‘란 상징성 있는 제목을 통해 현 사회 문제점을 밀도 높게 풀어 내고 가족의 의미 또한 재확인할 수 있게 하는 교훈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