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 - 오늘도 내 기분 망쳐놓은
잼 지음, 부윤아 옮김, 나코시 야스후미 감수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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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다르게 생각하고 시선을 약간 비틀어보면 쉽게 해결될 문제들, 우린 그걸 짐처럼 어깨에 안고 산다. 어차피 살아갈 인생, 눈치 안 보고 싫은 사람 때문에 아파하지 않고 싶다.
내가 죽어라 고생하며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땐 그 옆 친구는 그냥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
라는 친구의 말 한마디가 글의 제목이 되었답니다. 간혹 철학적 고뇌나 전문가의 조언보다 무심결에 ‘파르페‘로 배를 채우는 것처럼 무관심을 쌓아가는 태도, 그것이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지요. 너무 어렵지 않게 생각하며 이 책이 전하는 그림과 글에 친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그냥 멍하니 ‘파르페‘나 먹으며 즐기는 인생의 여유를 내 지친 마음에 스며들게 해보자. 저자가 가볍게 작품에 접근해달라는 조언처럼 부담 없이 책과 친구가 돼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것들에 공감 100퍼센트가 된다. SNS에 얽힌 에피소드는 책의 챕터별 제목들만 봐도 무릎을 탁 치게 한다. 부정적인 말만 들어오네. 모르는 이에게 공격당했다. ‘좋아요‘의 함정 등 SNS 폐해와 장점의 팩트 폭격이다. 인간관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당연하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껄끄러운 사람과의 관계,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종속성, 제멋대로인 사람에게 휘둘리는 경우 등 제발 이런 것들이 책을 통해 해결되길 희망한다. 하기 나름이기도 하다. 이어서 회사에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든 어려움, 어쩔 수 없이 다니는 회사 등 회사에 대한 문제점도 솔직 쾌활하고 시원하게 펼쳐낸다. 끝으로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이야기들. 기분의 문제, 과거와 현재의 어려움도 나 자신 앞에 고민으로 다가옴을 설명한다. 과연 나만 잘하면 될까? 사랑받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 그냥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갔으면 한다. 단순할 것 같으면서도 복잡한 인생이라도 ‘파르페‘ 하나 먹으며 가벼운 머리 상태로 저자의 인생사에 접근해보자.

SNS에 팔로우를 받으면 어김없이 맞팔 해줘야 하는 의무는 없다. 선팔 했다고 상대가 맞팔 해주는 것도 당연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별것 아닌 것에 고민하고 걱정하는 우리다. 그냥 쉽게 보고 싶어서 팔로우한 것일 수도 있다. 저자의 말처럼 상대가 반응했다고 무조건 답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의무가 아닌 다정함의 여유로 진심을 담아 답하면 된다고 조언해 준다.
스몸비라고도 하죠. 지인을 만났는데도 SNS에 글들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무례한 자. 이런 글들에 적극 동의하게 됩니다. 어떻게 시간을 내서 만난 지인인데....... SNS 대신 눈앞의 사람을 투명 인간이 아니게 만드는 법은 나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만든 문명이지만 그 단점도 자신이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SNS든 스마트폰이든 인간을 너무 작고 초라하게 쪼그라드게 한다. 작은 화면 속에서 오만가지 생각과 근심을 늘어놓는 사람들. 생각의 틀도 그만큼 줄어들고 단순해지며 편협해지는 것 같다. 그냥 거창하지 않게 한 달에 2~3일 SNS 스마트폰 안식일도 필요하다 싶다.

사람을 대할 때 나는 굉장히 그 사람이 싫은데 어느 누군가는 엄청나게 그를 따른다. 이에 대해 저자는 그 결과에 대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내게 맞는 상황의 사람이 될 수도 있었으나, 당시의 나 혹은 그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상대를 파악하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상대가 느끼는 첫인상의 감정이 긍정 혹은 부정으로 낙인찍힐 수 있음을 기억하고, 타인을 대하는 자세, 인간관계란 이래서 어렵다.
툭 던진 말인데, 상당히 불쾌할 때가 있다. 저도 당해보고, 당하게 한 적도 있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하지만 그걸 마음에 푹 담고 있으면 안 된다. 저자의 친구가 조언하듯 ˝아마도 그 녀석 지금쯤 파르페라 먹고 있을걸.˝
이렇게 가볍게 넘겨보자.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내 머리만 복잡해지고 마음의 응어리만 쌓일 뿐이다. 가볍게 나를 내려놓을 때도 인간관계 고리의 느슨함을 강화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당신을 위해라는 뜻으로 조언 혹은 훈수를 두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그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따라가려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걸 다 수용하는 것보다 원하는 부분을 필터링해 듣는 방법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다정한 말을 하는 습관. 감사 인사일 수도 있겠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말을 많이 나누고 자신에게도 감사와 용기의 말을 불어 넣으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잃었던 배려와 사랑이 되살아나며 단단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는 의미를 강화해 준다.

‘꽃에 물을 주듯, 소중한 사람과 자신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자.‘​

회사 내에서도 사람 관계로 골머리를 앓죠. 이럴 때 눈을 번뜩이게 하는 말이 이것이다.

‘이 사람이 거만하게 굴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다.‘​

회사 밖을 나가면 다 평범하고 거기서 거기일 뿐이다. 바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겠으나 방법의 영역을 확장하다 보면 많은 대안이 나올 수 있음도 잊지 말자.
회사를 다니다 보면 여기가 끝인가? 떼려 치울까?라고 한 번쯤 생각 안 해본이는 드물다. 그럴 때 기한을 정해두고 일을 진행해 보는 것도 책에서 전하는 좋은 방법이다. 6개월 버티었다면 1년의 기한. 그리고 2년, 3년의 기한을 거쳐가다 보면 일에 익숙해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름의 데드라인인 것이다. 그래도 안 될 경우 과감한 결단도 필요한 게 직장이다.

나를 주제로 하는 삶에 의기소침할 때, 빛나던 과거를 떠올려 보라고 한다. 예스럽지만 그러한 영광을 다시 누리기 위한 발판이므로 가능한 일이다. 힘들 때 자신감 충만했던 그때로 돌아가 나를 충전 시켜보는 것이다.
상대의 칭찬을 거부하는 것은 무례하다. 당신의 칭찬을 바라보는 상대의 눈을 저평가하는 행위이다. 그저 이때는 ‘고맙습니다.‘ 한마디면 족하다. 어럽지 않다. 그냥 단순하게 바라보면 더욱 찬란한 세상이 내 앞에 실현된다.
요즘 멍 떼리기가 유행하는 추세다. 하늘 보고 멍 떼리기. 불멍(불 보며 멍 떼리기). 너무 아둥바둥하며 살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인생이 길다면 길고, 짧게 생각하면 소리 없이 지나가는 바람과도 같다.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인생의 한자락임을 만끽하며 멍을 떼려보자.

일에만 몰두하다가 10년간 좋아하던 일을 놓쳤던 저자. 그러한 사람들이 넘쳐 나겠지만 결과 또한 후회로 점철될 것이다. 인생에서 좋아하는 일을 대신할 뭔가가 없다는 저자의 말이 솔깃하다. 용기를 내서 10년 빡세게 일한 대가를 1년 혹은 단기간에 투자하는 것도 좋아하던 일에 미련만 남기고 가느니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여기에 덧붙일 말, 이야기가 ‘언젠가‘의 쳇바퀴이다. ‘언제가‘만 외치다가 ‘언젠가‘ 떠날 수 있는 인생을 위해 미루지 말고, 지금 도전해 보는 건 어떨지, 지금이 그 적기이다.
만나면 좋을 책과 만남을 비롯한 인연을 맺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런 것이 저자와 독자의 소소한 관계의 정립이다. 독자로서 저자 스스로 겪고 깨달으며, 마음에 담아 둔 솔직한 담론을 읽을 수 있어 흐뭇하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마음의 치유는 찾아보면 크게 어렵지 않다. 책을 통해서, 소중한 사람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이 책과의 시작이 그러했듯 읽은 내용을 내 주변의 제3자에게도 권해보고 서로의 감정을 가볍게 매만져 주는 지금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이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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