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
장오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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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시에는 인생이 묻어나고 생활의 애환도 묻어난다. 왠지 사실적인 것들이 문장화되어 시구로 승화된 느낌이다. 촌철살인과도 같고, 삶과 일상에 스며들게끔 하는 시어에 생동감이 묻어난다. 그저 잠시 섬돌에 쉬다 떠나가는 구름 위 햇볕처럼 정처 없이 왔다가 사라지는지 모를 정도로 흘러가는 삶처럼 비유와 묘사도 적절해 좋다. 누군가 시의 해석이 어렵다 하셨다. 개인적이지만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시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읽고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내 것화 하는 것도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어렵지만 도전해 볼 만한 것이 시이다.

 

 

초저녁 베갯머리 등 맞대고

 

홱 돌아눕더니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차가웠나

 

 

새벽녘엔 어느새

 

꼭 끌어안고 잠들어 있다.

 

 

-부부 싸움 중

 

 

무엇이 진실이니 모르나 부부 싸움은 역시 칼로 물 베기. 고개를 돌려 눕다가도 누구 하나 양보하면 공든 탑이 허물어지듯 싸움이란 앙금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경험 모두 한 번쯤 있지 않을까? 그저 므훗한 웃음만 더한다.

 춥다고 끌어 안지 말고 사랑하니까 끌어안는다. 그것이 부부이다.

 

 


50대 중반의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좀 더 객관적인 것 같다. 아버지 세대, 할아버지 세대, 자녀 세대를 거쳐온 시인의 눈이 하나의 조화가 되어 시로 승화된 것이다. 가족의 이야기가 있고, 문득 스쳐간 듯한 상황에서도 느껴지는 감정이 있으며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에 대한 미래도 예견된다. 그것이 인생이라 여겨지며 이 시집의 타이틀 '섬돌에 쉬었다 가는 햇볕 한 자락'처럼 시로 말하고 독자는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나만의 방식이란 삶을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짧은 시집이지만 여운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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