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읽는 순간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푸른도서관 83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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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외삼촌의 딸 영서가 등장했다.
친해지려 싶었더니 며칠 만에 영서의 이모에게 떠나는 그녀. 영서는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1인칭의 화자는 그녀의 주변 인물들이다. 작가는 정확한 의도를 에필로그 부분에서 언급한다.

영서는 16년 만에 만난 고모의 딸 ‘연아‘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작은 이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진교, 영서의 ‘파라다이스‘와도 같아던 도서관과 그곳의 사서, 친구 소란과 유리에 이르기까지 외로움을 품에 안은 채 많은 사람들과 짧은 인연을 이어간다. 분명히 외롭고 힘겨운 십 대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지만 어려운 상황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문제를 극복하려는 마음은 심지가 강한 아이 영서의 특징 같다. 필요할 때 강단 있게 할 말을 하거나 양보가 우선일 때는 고집을 부려서라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강한 십 대 아이의 모습 자체이다.

하지만 영서에겐 분명 교도소에 있는 아빠와 ‘파라다이스‘란 이름의 모텔에서 함께 생활했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부재가 표현하기 힘든 아픔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꾸준히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영서의 주변 인물들은 그녀에게 작은 관심과 배려를 나누려 하지만 어린 영서에겐 사실 부담스러움이 더 가득해 보인다. 여러모로 생각할 것과 관심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지금 시대에 많음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소설이란 정적인 면과 동적인 사실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거나 각각의 감정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 두 가지 기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이야기는 드물다. 그런 면에서 이‘너를 읽는 순간‘ 은 영서와 그녀의 주변을 스쳐가는 중심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와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마치 한 편의 성장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의 끝은 각 에피소드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해 결론에 이르는 상황에 대한 각자의 감정을 표출한다. 과연 결말이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될지,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더라도 당황해하지 말길 바란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완결된 이야기의 종결보다 독자 개개인에게 영서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생각 확장의 틀을 남겨 둔다. 세상은 누군가를 외면하기보다 좀 더 감싸 안을 사랑의 힘이 남아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길 바라며 나만이 아닌 타인, ‘너를 읽는 순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분의 ‘파라다이스‘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과 함께 이 소설 작품과 꼭 만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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