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럽식 휴가
오빛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럽인들은 휴가를 즐긴다?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다. 모은 돈의 상당수를 각종 휴가에 투자하는 유럽인들의 삶의 여유가 부럽다.
돈이 생기면 부동산, 명품, 차에 목숨 거는 대한민국과 다른 마인드이다. 문화적 차이와 지리적 특징이 그들을 여행 문화로 만든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다년간 여행을 경험하며 유럽 현지에서 거주하는 오빛나 작가의 일상적 여행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 싶다.
워낙 두껍고 방대한 작품 ‘잠깐 멈춤, 세계 여행‘에서 오빛나 작가 부부의 글에 대한 매력을 느꼈던 독자로서 이번 작품은 현지 거주자로서 여행을 통해 느낀 여유로움과 낭만이 어떻게 표현될지 책장을 펴기 시작한 즉시 설렘이 시작된다. 이동이 쉽지 않은 요즘, 작가의 팬으로서 그녀의 유럽 생활, 여행기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싶다.


유럽 사람들의 여행은 주로 크리스마스 휴가, 부활절, 여름휴가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짜는 빡빡한 일정보다 느슨한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생각 없이 하루 푹 쉬기.‘ ‘낯선 공간 탐방하기‘
등 유럽인들에겐 느림의 미학이 가득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하나라도 더 보려고 빡빡하게 스케줄 강행군을 하는 우리네 여행객과는 다른 방식의 여행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국내에서도 ‘한 달 살아보기 프로젝트‘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물질적 여유가 가져온 풍요로움 덕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여행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유럽인들처럼 백 프로 그들의 취향에 맞는 여행이 불가하겠지만 스마트폰을 던져보는 자연과의 밀착된 여행-꼭 해보고 싶다- 주제를 선정한 여행 등 보는 위주의 여행이 아닌 오감만족의 여행을 만끽해볼 시기이다. 유럽인들의 여행은 이미 그래왔고, 그것들을 백 퍼센트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 해도 각자의 생에 의미 있는 여행을 펼쳐보길 바란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오빛나 작가와의 유러피안 휴가법을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은 총 세 개의 여행지로 구성되어 있다. 테마별 여행이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을 여행하는 탐미주의 여행과 벨기에 수도원 맥주 탐방, 보이지 않지만 강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의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과 함께 생소한 슬로베니아의 낯선 알프스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끝으로 낭만을 찾아 떠나는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여행과, 미지의 피한처 몰타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우선 생소하고 기존에 느껴보지 못했던 여행의 풍미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맛은 기본이고 볼거리를 뛰어넘는 내적 정서의 안정과 색다른 경험이 가득한 진정성 넘치는 휴양지로의 여행을 꿈꿔본다. 우리에겐 이국적이지만, 그들의 눈에선 우리나라가 이국적일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 이 작품을 바탕으로 각자의 개성에 맞는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 제목처럼 나의 휴가 패턴에 맞춰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겠다. 유명한 장소, 맛있는 음식, 역사와 전통이 흐르는 유적 등 딱 하루에 한곳만 정해 여행하는 여유로움도 저자는 추천한다.

이 여행서의 가장 큰 장점은 흔하지 않은 새로움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여행지가 아니라 생소하고 낯설지만 무채색 천연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있는 곳으로의 여행은 더욱 설렌다. 여행지가 던져주는 신비한 매력이 이런 것이다. 막연히 여행한다는 가치 이상의 정답을 ‘나의 유럽 휴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