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용준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이다.‘​

책 한 권 들고 떠나는 여유가 필요하다. 풍경을 만끽하며 어둠의 터널을 통과할 때 마음의 창인 책을 탐하는 것이 진정한 독서가의 여행길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색다른 분위기와 설렘의 감정에 어우러지는 생의 슬프고, 기쁘고, 아름다움이 인생임을 저자의 작품에서 경험 가능하다.

하루, 사랑,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 있어 시간의 존재는 무의미할 수 있다. 하루란 의미가 사람에 따라 칠흑 같은 어둠처럼 어서 벗어나고 싶은 느린 시간일 수 있으며 정반대일 수도 있다. 사랑도 사람들 간의 관계도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것이 인생이다. 추억을 되새기는 이야기라기보다 순간과 영원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감정들이 글로 녹아든 작품이다.

그러함에 의해 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인생의 중심에 서서 나름의 규칙을 통해 시간을 소유하는 느낌도 들게 한다.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 인간에게 존재의 유무가 간혹 무의미할 때도 있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시공간을 초월하고 싶은 ‘제로 지대‘로의 여행, 그것이 추억과 지금이란 현실이 버무려진 우리의 이상향일 수 있다.

‘가 버린 이들을 위하여, 존경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부터 간암으로 생을 마감한 지리산 소녀‘처럼 저자 혹은 독자들보다 먼저 떠난 이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도 글로 표현한다. 동시대에 같은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던 인물이 아닌 그들, 이에 아쉬움이 더 컸던 저자는 다른 시간 때에 존재했던 그들에게 무거운 마음을 담아 별을 바라보며 예를 표한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공간대에 머물렀다면 만났음직한 상상, 그것이 시간의 존재가치 여하에 따라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상상의 일부일지라도......

화자인 나의 인생, 타자의 인생이 다채로운 색이 반영된 그림을 그리듯 묻어 나온다.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에피소드가 감각적인 문장과 사실적인 대화 내용으로 입체적인 감성으로 다가온다. 한 편의 글이 그림처럼 여러 가지의 장면을 묘사하며 상징하듯 생각의 파고를 넘나든다. 이런 장면에서 작가가 표현하고 의도하고 싶었던 것들이 내 상황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란 추측도 해본다. 글이란 이처럼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자율성을 띠는 것이며, 저자도 그 의도를 충분히 감안하며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글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일상이 추억 어린 에세이가 되고 시가 되는 것, 이것이 글을 읽는 매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