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둠벙가엔 아직도 잠자리가 날고 있을까
변종옥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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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를 직업으로 둔 영남과 주류사업을 하는 여동생 영화 자매의 이야기가 마치 일일 드라마 연속 방영분을 놓치지 않고 시청하는 기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돋보이는 미모로 남자들의 인기를 받던 영남의 동생 영화는 50대가 된 현재도 남자 문제로 인해 자식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그녀의 아들, 딸들은 이혼 후 엄마가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에 관계마저 최악의 상황을 향해 달려간다.

우연치 않게 두 자매는 모두 남편과 헤어진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글쓰기와 사업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영화는 남자 문제로 인한 오해였는지 아들 수현과 밥상머리 싸움 한판으로 인해 여행 가방 하나만을 챙겨 언니인 영남의 집으로 쳐들어 오다시피 한다. 알콩달콩 살아왔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와 조카들과의 에피소드가 드라마적 전개를 통해 펼쳐진다.

이야기는 지금이라는 사실을 중심으로 두 자매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반복되며 구성된다. 소설 속 중간에는 주인공이자 소설가인 영남의 소설이 액자식 구성으로 소개된다. 그 이야기 또한 자매가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믿고 결혼했던 한 여성의 가슴 아픈 이혼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예스러운 소설의 문장과 생소한 단어들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중년 작가가 써 내려간 대화체의 문장이 맛깔스럽게 옛 시절의 향수를 자극해주는 작품이다.

여성의 삶이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팍팍하고 우여곡절의 롤러코스터 같다는 현실에 동정 그 이상의 감정도 들게 하는 작품이다. 우리 어머니 혹은 선배 세대의 이야기라 더욱 그러한 감정에 동화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죽을 둥 말 둥 최선의 진심을 다한다. 이를 몰라주는 자녀의 마음에 우리 엄마들은 마음의 상처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대한민국이란 사회였다. 그 딸이 자신의 엄마와 같은 상황이 되고 아버지는 가정이 아닌 바깥세상에 더욱 집착해 스스로를 내몰려가려 하고........
또 다른 82년생 김지영의 어머니 세대 판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다. 가독성 있게 캐릭터의 개성을 파악하기 쉽고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지만 과거를 추억하며 미래에 대한 우리의 다짐, 가족이란 의미와 가치에 대해 좀 더 무게감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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