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마지막 다음입니다
하상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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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심한 남자 기석은 오로지 바른생활로 세상을 살아온 30대의 직장인이다. 연애 한 번 못해본 모태 솔로이기도 하고 마음 먹은 여인이 생기면 다가서기 전에 이미 다른 경쟁자의 단짝이 되고 만다. 아버지 어머니는 공부를 잘 해야 성공하고 자리 잡는다는 고리짝 같은 생각으로 그를 교육 했다. 순해 빠졌던 기석은 자신이 좋아하던 육상 선수로서의 꿈도 마다하고 죽어라 공부를 시작했다. 결과는 부모님들이 원하시던 최고의 학교는 아니었지만,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해 졸업 후 부모님들이 희망하시던 대기업까지 취직했다. 탄탄대로라고만 여겨지던 그에겐 연예엔 빵점이었고 특별한 취미 하나 없이-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하루하루를 집과 회사로 반복되는 일상에 묻혀간다. 마음을 두던 여동기 직원에게도 제대로 고백 한 번 못하고 마지막 이별을 앞두는데......

대학시절 단짝이던 친구 지호, 도진, 동현과 오랜만의 만남은 기석에겐 과거를 추억하는 작은 일탈과도 같은 선물이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도 잠깐이다. 기석은 미래를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고 그간 해보지 못했던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영화 ‘버킷 리스트‘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그가 존경하던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과의 만남과 유명 소설가로 활동중인 왕래가 드물던 형과의 조우가 그간 일로 인해 지쳐 있던 기석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버킷 중 한가지였다.

이야기의 후반부 소설의 화자는 주인공 기석에서 형으로 바뀌게 된다. 조금 색다르면서도 이러한 형식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나 생각도 들었다. 처음 등장 땐 냉소적인 모습으로 느껴졌던 기석의 형 소설가 정민.동생의 바람과 미련을 정리하듯 마무리해주는 모습엔 슬픔과 아쉬움, 온정이 묻어난다. 인간에겐 항상 좋은 일만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일이 3이라면 걱정거리가 7이 될 수도 있다. 그 삶에 대한 충실도, 자기 만족도도 생에 있어 나를 지탱해가는 큰 선물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더 이상 올 수 없을 인생,# ‘이번이 마지막 다음입니다‘라는 다짐으로 가족, 주변, 나라는 존재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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