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미움들 - 김사월 산문집
김사월 지음 / 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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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이야기들을 거침없고 담백하게 세대의 감각에 맞게 풀어쓴 글 같다. 음악인으로서 살아오며 그 안에서 묻어 나오는 자유로움과 가감 없는 자기표현이 산문집 안에 묻어 있다. 특히 2~30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에겐 보다 와닿는 감정들이 이 책을 접하게 할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의견과 생각일 수 있지만 지금 저자가 어떠한 시선을 세상과 일상을 바라보며 자유롭게 표현하는지 읽어 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이다.

'오늘 외모를 덜 꾸밈으로 인해 내가 잃는 것도 있겠지만, 만약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할 것이 없다.'

공인이라면 대중 앞에서 지속적인 꾸밈을 강조하게 된다. 간혹 SNS를 통해 노 메이크업 연예인들의 사진이 올라오지만, 오히려 이것이 화장을 하지 않아도 그 이상의 미모로 돋보이는 그 혹은 그녀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저자인 김사월도 음악인으로서의 대중성을 지니고 있으며 무대 위에서 보다 멋지고 섹시한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과감히 화장을 하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나이자, 땀 흘리는 뮤지션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과 팬에게

우리는 동일선상에서 살아가는 동등한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라는 의도를 전달하려는 노력이다. 자연스러움, 순수함이란 단어가 무색해지는 요즘 '화장'이란 하나의 예를 통해 다양한 사유를 가능하게끔 하는 저자의 문장이다.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은 사실 어려울 수 있다. 단, 세대를 거치며 젊은 작가, 고령의 작가에게서 우리가 지나온 기억들과 경험을 통해 쌓아온 지식을 습득하고 미래의 발판으로 삼아 나갈 수 있는 것이 책이란 매체이다. 김사월 저자의 문장과 삶에 모든 걸 옳다고 호응할 수 없지만 지금의 시대는 그 상황에서 이러한 답변과 생가도 가능하다는 것에서 다름과 다름의 미학도 깨닫게 된다. 이것이 글의 힘이고, 그것을 풀어 나가는 독자의 각기 다른 결론이기도 하다.

10대 시절 스벅 커피를 먹는 여성은 '된장녀'라 여겼던 그녀가 요즘은 거의 매일 그곳으로 출근한다는 귀여운 글이 요즘 시대의 트렌드와 맞아 보인다. 1인 기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작가들은 커피 한 잔과 의자와 테이블만 있으면 어디에선 든 글쓰기기 가능하다. 단, 딴짓만 하지 않는다면...... 이럴 땐 일을 위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줄이자. 이야기가 삼천포로 샌 것 같지만, 사무실 혹은 작업실을 꿈꾸던 그녀는 여건상 스타벅스 4,100원짜리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 자신이 택한 안락한 의자와 테이블에 몸을 맡기며 작업을 실행한다고 한다. 이보다 더 싸고 저렴한 커피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이 따지고 보면 월 15만 원 정도 투자하는 정도의 이동식 사무실에 대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의사, 감정에 의한 뚜렷함이 보이는 것이 요즘 젊은이, 젊은 예술가들의 시원함에 독자로서 대리만족과 공감대를 느껴본다.

작가의 에세이를 편안히 읽어보는 것도 여유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쉼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일상을 노래와 가사로 음유하듯 솔직함 가득히 적어내려간 글들에 공감하기도 하고 갸우뚱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 사람의 삶, 공인이자 뮤지션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독창성에 감화되기도 한다. 사물이나 상황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유의 결과물은 신이 주신 인간의 능력이란 거창한 답도 내려본다. 앞으로 좀 더 발전해 갈 그의 음악적 상상력과 글쓰기의 힘에 대해 격려하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희망과 행복을 추구하려는 저자에게 용기를 던져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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