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개정판
주원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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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와 같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를 대신해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김서희. 기쁨도 오래가지 못한 채 전 남편이 살해되었다는 강력계 반장 주민서의 전화를 받고 단숨에 국과수로 달려가게 된다. 발견된 것은 전 남편 상훈의 손으로 추정되는 사체와 손가락에 끼어 있는 CS 그룹의 이니셜이 새겨진 반지이다. 이것이 서희의 전 남편으로 추측되는 정상훈의 손이란 증거의 전부이다. 물론 그녀는 그 손이 상훈의 손이 아닌 길 바란다. 연이어 발견되는 발과 귀, 입의 사체가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해가는 열쇠가 되는데......

서희에게 처음 연락한 강력계 반장 민서는 이 사건이 그간 일어난 CS 그룹 관련 살인 사건과 연관성이 있음을 추리하고 최근 연이어 발생했던 연쇄살인과 같은 연장선상의 범죄가 아닌지 조심스러운 예측을 한다. 서희는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외에도 신인 정치인으로서 지역 정계와 재계에 보이지 않는 거래들이 얽히고설켜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할 말을 하기로 결심한 그녀이지만 이로 인한 초조함과 긴장감까지 날려 버릴 순 없었다. 거대 기업 CS 그룹과 그녀가 지역구 해능시에서 뿌리를 두고 있던 우성 조선이란 업체에 숨겨진 비밀과 음모 등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상황에서 서희의 앞날엔 어떠한 결말이 이어질지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로우면서도 긴박감 넘치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신참 국회의원 서희와 강력계 반장 민서와 그의 후배 호규의 게임은 시작되고, 살인과 숨겨진 모종의 음모를 파헤쳐 진실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긴장감 넘치는 활약이 소설의 전반을 장식한다. 인간이 인간이 아닌 반인간으로 돌변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이익을 좇아선 어떠한 악행도 감행할 수 있는 반인간적 이합집산과 이에 반하는 행동을 펼치는 인물들의 두뇌싸움에 함께 동참해보자.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결론 지어지는 적확한 문제 해결의 결말이 독자들 앞에 나타날지 기대된다.

각장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CS 그룹과 정영문이란 종교 지도자의 대담에 주목한다. 종교와 기업의 공생관계 속에서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이중성과 인간 답지 못한 반인륜적 행위 등에 대해 묻고 설명하는 장면이 어떠한 상황에 따라선 짐승일 수도 있을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세상에 정말 올바른 정의가 존재하는지 사유해보고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가치일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누군가를 증오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간 이하의 감정을 드러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무서운 사회에 살고 있다. 소설의 내용이 씁쓸함보다 이를 극복하는 희망의 고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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