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음악인이 영화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재해석한다는 사실에 흥미가 배가 되는 작품이다. 영화와 클래식 음악이 콜라보 되어 극중 장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분위기를 자아내는지 전문가적인 측면의 해석이 기대가 된다. 전문성 강화와 명확한 분석을 위해 영화를 세 번 이상 감상하고 내용을 정리했다는 저자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 많은 독자들이 진한 감동과 재미, 작품성이 가미된 20여 편의 영화와 클래식의 세계에 매료되어 독서의 시간을 깊이 있게 맞았으면 한다. 영화를 감상하며 영화 속 장면에 어떠한 클래식 명곡이 사용되었는지 책과 함께 공부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같은 것도 흥미로운 영화 감상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와 클래식의 결합, 히어로물, 드라미틱한 영화 속의 클래식으로 이어진다. 각 장의 대표 영화에 어떠한 클래식의 넘버와 에피소드 등이 등장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영화 속 클래식 음악도 따로 감상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영화 스토리를 떠올려보는 것도 이 책을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독서 방법이다. 몰랐던 클래식 명곡의 작곡가, 유래 등을 살펴본 후 같은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면 좀 더 큰 몰입도와 영향력을 선사해 줄 매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언터쳐플:1%의 우정]이란 약간은 생소한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는 100만 장자 장애인 남자 필립과 그를 돌보는 간병인 드리스에 대한 우정을 줄기로 하고 있다. 클래식을 사랑하는 필립은 드리스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의 저택에서 진행되는 음악회에서 우리가 익히 아는 ‘사계‘를 비롯해 다양한 클래식 곡들 연주하게 한다. 그럼에도 별 반응이 없던 드리스는 대중적인 곡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경쾌하고 빠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좌중에게까지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커다란 간극이 있어 보이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처럼 두 인물 또한 가까워질 수 없었던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영화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가까워질 수 없는 것들도 계기가 생기면 서로에게 작게나마 호감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위에서 설명했듯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생소했던 클래식 음악이 역사적 근거와 함께 설명되고, 이해됨으로써 좀 더 대중과 친숙해지는 것도 그러한 맥락임을 깨닫게 한다.

[어벤저스]에서 대한민국 영화 [암살]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상황과 형식에 맞게 가미된 클래식과의 콜라보가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간 영화와 음악이라는 별개의 장르로 영화를 보며 스토리에 치중했던 관객이라면 보다 밀접한 관계의 영화와 클래식과의 조우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단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흥밋거리로 여기며 보고 즐기기에 급급했던 시간들이 어제였다면 오늘은 책 속의 영화 작품을 다시 보며 음악을 떠올리고 영화의 내용이 처한 상황도 깊이 있게 교감할 수 있는 시간도 제공받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알지 못했던 클래식의 탄생 비화 및 창작자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숙지한 후 한 번은 더 감상해 볼 의미가 있는 인생 영화를 이 책에서 만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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