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 죽을 만큼 원했던 이곳에서 나는 왜 죽을 것 같을까?
원지수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0월

나의 첫 출근이란 기억이 언제였었는지의 복기부터 시작하게 되는 작품이다. 누구나 취직이란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의 시발점이지만 그것은 서막에 불과한 것이 직장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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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이라는 문 뒤에 이어지는 오늘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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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움을 앉고 살 수밖에 없는 직장 생활 10년 직장인의 애환을 글로 풀어내 많은 이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을 이야기들이 페이지 전반을 수놓는다. 공통된 고민과 생각에 무릎을 탁 쳐 보기도 하고, ‘나도 이랬었는데‘라며 맞장구도 칠만한 에피소드도 가득하다. 힘든 직장 생활을 극복하는 방법을 던져주는 책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솔직함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직장 상사에 대한 고민과 회사의 부속품이 아닌 나의 정체성 혹은 자아를 찾아가기 위한 직장인으로서 평생 고민거리도 묻어난다. 직장 생활이 누구나 그렇듯 조금 씁쓸하고 내팽개치고 싶을 때가 허다하다.
‘재미로 직장을 다니냐‘라며 훈계하는 기성세대에게 던지는 저자의 재미라고 하는 의미에 대한 정의도 흥미롭다. 투자의 재미일 수 있고, 성장하는 재미, 돈 버는 재미, 함께 일하는 재미 등 복합적인 것을 뜻한다고 정리해준다. 단순히 한 달에 한 번 월급날 반짝 행복하려고 하는 직장이 아니라, 다양성을 추구해 만족을 얻기 위한 직장 생활을 꿈꾸는 것이 모든 직장인의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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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이 나와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해서 내 커리어 전부가 망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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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무시할 용기도 필요하다. 직장인이란 직업을 가진 독자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문제이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 현재의 일이 맞지 않으면 과감한 결단을 내리라고도 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말도 이 의미와 조금은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영업 사원에서 카피라이터로 과감히 직업을 바꾸고 글까지 쓰는 작가로 데뷔한 현재 저자의 삶처럼 시작부터 주눅 들지 않는 사회인이 되길 응원한다. 승승장구하리라 여겼던 나 또한 다른 일을 하며 전문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2030 직장인을 비롯해 사회 현장에 있는 직장인들에겐 아직도 무궁무진한 길이 열려 있다. 처음이 힘들었다고 앞으로 자신 앞에 펼쳐질 커리어도 무너지리란 걱정보다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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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은 견디기 어려운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타인에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경험이 이리저리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다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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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년간 다니던 직장을 퇴사 후 광고 회사에 근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좀 더 폭넓은 생각을 위해 택했던 길이란 두 번째 직장과 기존의 직장 중 후자 쪽이 객관적인 면에서 좋은 회사였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물론 현시점에서 바라보는 주관성은 지금이 좋은 회사였다고 다시 이야기한다. 어차피 결과는 자신의 몫이란 의미이다. 회사원이란 세상 경험을 통해 삶이 개선되는 것이며,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원석이 보석으로 변화한다. 느 것이나 장단은 있고 판단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결정이라는 진리이다. 회사가 힘들어도 이겨내고, 아니면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것들이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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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며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도 이 작품을 통해 생각하게 된다. 대충 하지만 상사 앞에선 갖은 아양을 떠는 동료나 직속 상관의 얼토당토않던 모습들에 분노가 치밀어 올 수 있다. 노력하지 않아 보이는데 나보다 어느새 앞서가 있는 경쟁자도 만나게 된다. 그 기준의 정점을 어디에 두느냐도 직장 생활의 희로애락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내가 이루고 싶은 인생 목적이 무엇인지 곰곰이 고민해보고 생각하며 회사라는 수단을 삶에 잘 적용시키는 것은 개개인의 노력 여하도 필요하다는 결론을 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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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은 꼭 이루겠고, 어떤 것은 과감히 타협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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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란 단어에 의미나 정의는 무엇일까? 노력해서 뭐해, 항상 결과는 거기서 거기인데. 노력만 해서 어쩌냐 잘 해야지. 흔히 듣는 말이다. 노력의 결실이 최선이면 좋지만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말자. 충분히 해왔고 또 스스로 그 결과에 만족하면 그걸로 된 것이다.라고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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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이 문제지, 스스로가 원해서 하는 노력은 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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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한 퇴사이고 이직이며, 힘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주변에 의해 우왕좌왕, 오락가락하는 삶보다 내가 주인공인 세상을 끝까지 버티고 달려가야 한다. 그것이 사회란 힘겨운 야생에서 나를 살리는 것이다. 스스로 해서 하는 노력과 결과는 무엇이든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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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안정적인 상태가 맞는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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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이란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안정적인 것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 안정을 꾀할 수도 있다. 저자의 지인은 공무원이고 결혼과 집 등의 문제가 해결된 완벽한 상태로 보인다. 그럼에도 보다 안정적이고 색다른 미래를 꿈꾼다고 한다. 공무원으로 최고의 자리-대통령(?), 장관(?)-이 아니라 색다른 직업의 시작인 필라테스 강사와 번역가, 좋은 엄마라는 자리이다. 안정이란 게 그런 것 같다. 자신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으며 꾸밈없이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고, 좋아서‘ 란 단어가 곁들여진 메인 요리와 디저트가 함유된 Hapy와 Like가 조회된 인정식 말이다. 지금 독자 자신이 단순히 안정적인지 혹은 진심으로 해피한지도 한 번 생각해봐도 좋을 시기가 아닐까? 질문을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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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답이 없더라도 고민할 것이고, 무겁더라도 나의 선택을 할 것이고, 그런 나를 최선을 다해 이해해 줄 것이다. 꿈꾸고, 만나고, 도전하고, 좌절하며 살아갈 모든 순간의 나를 존중하면서, 지치지 않고 언제고 또다시 초년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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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란 말을 좋아한다. 학창시절 대학 은사님께서도 사람은 고민에 고민을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내가 가야 할 곳 꿈꾸고 있는 정상을 위해 끊임없는 고민은 자기발전의 힘이 된다. 직장이 아니라 직업이 다양화되는 사회에서 직업인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고민과 변화의 모색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세대별 직업인으로서의 걱정이나 근심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들이 보편적으로 공감 가능할 공통된 관심사와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어 읽기 또한 흥미로웠으며, 함께 맞장구치며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직 후 1년 차인 내게 지금의 고민을 극복해가며 또 다른 미래를 설계할 투자 가치가 확실했던 작품 ‘왜 힘들지? 취직했는데‘와의 소중한 만남이었다. 우리 모두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