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은 부족하지만 이런 글을 세상에 소개하는 이유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서문 내용 자체만으로 작품의 질이 업그레이드된다. 가족의 소중함을 그들만이 누리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많은 독자들과 가족 간의 유대감이 돈독해지고, 가족과 시간을 나눔으로써 쌓여가는 정을 바라는 저자. 특히 여행은 그런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원천과도 같다. 좌충우돌하며, 가족 간의 사랑과 배려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담겨 있는 에세이. 가족여행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작품이다.

지도를 기본으로 이주 간의 여정을 표로 잘 정리해두고 있다. 어떻게 여행이 시작되었고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리. 여행의 방법은 다양하고, 감성 위주의 글과 세부적인 여행 루트를 정리한 글들이 다채로운 여행서 장르 중 이 작품은 그 두 가지 목적을 적절히 배치하고 생동감 넘치는 여행 시의 감정과 여행에 관련된 내용 정보도 적절히 배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시발점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짧은 만남이 여운으로 남지만, 본 게임인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의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개성 넘치고 가족 간의 사랑이 돈독한 복돌이네, 이야기 또한 대화 형태의 문장으로 되어 있어 현장을 함께 경험하는 것 같은 생동감이 묻어난다. 사진은 그 위에 추억 더하기란 정점을 찍는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통해 스치듯 지나가지만 잊히지 않을 사람들. 한국인 아버지를 둔 러시아 소녀 마리나. 그리고 늘 친절함을 잃지 않는 차장과 바이칼 호수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탔다는 중년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추운 날씨는 그저 시베리아의 계절적 특징을 알리는 신호에 불구하였으며, 그 나라의 문화와 겨울이란 계절, 새해를 새롭게 맞이하는 기쁨을 여행이란 선물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느끼게끔 하는 작품이다.

본격적인 도심지 여행은 이루크츠쿠부터 시작된다. 도착 첫날 만났던 친절한 할아버지와 우즈베키스탄 출신 택시 기사와의 만남이 첫인상을 기분 좋게 만든다. 그저 잠시간의 추위는 따스한 숙소의 난방과 푹신한 침대로 인해 어느새 잊힌다. 늘 여행이 그렇듯이 힘겨움의 연속 뒤에 누리는 짧은 행복이 더 큰 여운으로 남기도 하는 것이다. 친절한 현지인들과의 만남은 여행을 통해 한 번쯤 겪어봄직하고, 그런 경험의 추억이 있는 여행자들도 많을 것이다. 따스함, 진중함이 여행에 더 휘황찬란한 색감을 더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 여행. 독립투사들의 영혼이 함께 하는 공간을 지나 러시아 정치, 문화의 중심 모스크바, 이름을 읽기도 힘들지만 로망의 지역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기나긴 여정의 끝은 이렇게 연장된다. 가족이 떠나는 여행에 그 안의 사랑과 정이 더욱 묻어나고 씩트는 희망도 느껴진다. 막내를 챙기는 오빠, 모든 준비와 기획을 담당한 아빠. 영어를 좋아해서 통역을 담당한 엄마에 이르기까지 가족이 모두 중심이 된 유쾌한 이야기였다. 책을 읽는 여러분들도 이러한 계획 한 번쯤 꿈꾸며 앞으로의 여행을 준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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