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의 후손
박숙자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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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대 제주도에 난파된 하멜 표류기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인물 진수.-소설임을 잊지 말자- 하멜이 조선에 도착할 당시의 스물세 살. 그 나이가 된 진수는 자신의 정체성을 비롯해 하멜의 생애를 알기 위해 과거로 시계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 안에 담긴 진실과 후손들의 이야기가 어떠한 상상력으로 풀어질지 궁금하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속에 진수와 하멜이 겹쳐지듯 투영 된다. 제주를 떠난 처음 하멜이 정착하고 7년 정도 살았다는 전남 강진 병영. 진수와 그의 애인 재인 포스터는 하멜이 걸어간 족족을 순례하듯 탐험한다. 소설의 형식이지만 역사를 재구성한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느낌이라 더욱 새롭다.

조선이란 땅, 제주에 난파된 상황을 비롯해 무녀 해심과의 만남과 아들 용을 나으며 살아가던 하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많은 곳을 오가며 힘겨운 타지의 생활을 살 수밖에 없는 하멜의 모습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조국 네덜란드로의 귀국을 바라고 애원했지만 어느덧 세월은 흘려 7년여간의 여정을 조선이란 낯선 땅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지, 그리고 그의 뿌리를 통해 자라난 후손들의 이야기가 우여곡절을 자체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라 불리는 뿌리의 역사 현재에 이르게 됨을 역사적 기록과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 되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자료 조사가 더 풍부했을까? 당시 제주와 전라도 등의 상세한 지리를 비롯해 조선의 실상 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내용들이 풍부해 교육적인 목적까지 더해주는 장점을 보여준다. 책의 내용이 하멜의 기존 자료와 서적을 바탕으로 한 기본기에 충실한 것에 더불어 그랬음직한 일들을 작가의 창의력을 더해 풀어낸 이야기가 책의 구조를 탄탄하게 한다. 역사 책을 읽는 듯, 혹은 역사소설을 탐독하는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작품이다.

뿌리와 민족, 전통이란 가치가 퇴색되어 가는 요즘, 물론 전통을 지키고 공유하며 후대에까지 물려주는 것이 참된 역사의 미덕일 것이다. 그러한 느낌이 충분히 녹여져 있으며, 글로벌한 시대에 따른 다양성도 존중받아야 할 21세기에 맞게 쓰인 작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역사, 허구성을 떠나 하나의 창작물로 완결된 ‘하멜의 후손‘이 많은 독자들과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우리라는 너와 나라는 의미 또한 깨닫게 하는 작품이 되길 기대한다.

더불어 이 책의 모티브가 될 하멜 표류기도 참고해 읽어보면 어떨지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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