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보이지 않는 힘이란 것이 있다. 그것이 온당하지 못한 힘이라도 그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 혹은 집단. 그 안에서 군림하는 ‘앨런 러브룩‘. 뛰어난 자질과 지적 능력을 보유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도덕성에 있어선 투명하지 못한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 인물이 세상엔 허다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다수의 이익을 위해 감춰버리는 또 하나의 비도덕적 조직으로 전락하는 것이 지금 시대이며, 그래서 어둠 속 모종의 악행과 악랄한 손길은 거침없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는 책에서도 현실에서도 비일비재한 사실이므로 마음 자체로서 더욱 씁쓸하다. 하지만 책에서나마 즐겁고 사이다 같은 결말을 기대해본다.

자신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검은 손길마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계약직 대학 강사 ‘세라‘. ‘러브룩‘과 ‘세라‘ 사이의 보이지 않는 끈이 이야기의 긴장도를 더하며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가게 하는 마력을 뿜어낸다.
대를 지키기 위한 소의 희생을 바라는 집단지성. 순수한 학문의 총아를 키워내고자 설립된 대학도 이미 우량자산을 지키기 위해 소액주주를 소리 없이 내치고 만다.
그렇게 비리와 범죄는 소리 없이 확장되고 결국엔 곪고 터지지 않을까?

전임 강사 자리를 원했던 ‘세라‘에게 다가오는 불행은 연속적이다. ‘세라‘가 지닌 모든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는 ‘러브룩‘ 교수의 음흉한 유혹을 뿌리치고, 그 해의 전임 강사 자리도 물 건너 가고 만다. 슬픔을 지우기도 전 또 다른 알 수 없는 사건에 휩쌓이게 된다.
의도적으로 사고를 당한 남자와 그와 함께 걷던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부상을 가한 대머리 남자를 자신의 차로 들이 받는 ‘세라‘. 그녀에게 갑작스레 다가오는 시련들이 순식간에 그녀의 삶에 어떠한 결과물로 다가올지 그다음 장을 기다리는 독자의 마음은 절절해진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미행을 당하는 것 같은 낌새 혹은 착각을 하게 되는 세라.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사고 관련으로 경찰서에 먼저 찾아갔던 세라는 두려움과 공포에 대한 초조함을 철회하기 위해 담당 형사에게 연락을 다시 시도하는데....

‘세라‘는 형사의 도움으로 그의 동료 경찰까지 소개받고 위급 상황이 생길 경우 연락을 취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받는다. 그럼에도 ‘세라‘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남자들 앞에서 두려움을 내려놓지 못하는 주인공 세라. 그녀의 아이들까지 타깃이 될까 봐 깊은 시름에 빠지지만 결국 세라 그녀가 낯선 두 명의 남자에게 납치되어 ‘볼코프‘란 사업가. 그녀가 구해 준 딸 또래의 아버지를 만나 모종의 제안을 받게 된다. 딸을 구해준 ‘세라‘에게 감사를 전하는 뜻으로 빚을 갚겠다는 ‘볼코프‘, 딱 한 명의 이름만을 알려주면 그 혹은 그녀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겠다는 거래에 그녀는 어떻게 반응할지 후속 이야기들이 기대가 된다. ‘볼코프‘와의 거래, 그리고 정규직을 위해 달려가는 열혈 엄마로서의 ‘세라‘. 이렇듯 젊은 엄마 ‘세라‘의 통쾌한 복수 혹은 정의에 대한 심판이 독자의 쾌감과 감동 지수를 높이기에 틀림없는 매력을 지닌 작품.
단숨에 읽어 나갈 수 있을 가독성 넘치는 사회 고발성 스릴러이다. 소포머 증후군은 어디 갔을지 모를 T.M 로건의 두 번째 신작에 많은 독자들이 주목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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