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르 물랭호텔 1 - Hoôtel du Moulin
신근수 지음, 장광범 그림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여 년 가까이 프랑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한인 최초로 호텔을 운영 중인 저자 신근수 선생님.
호텔을 오픈하기까지의 힘들었던 시기의 시작부터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악사와의 인연.
이로 인해 호텔 개업식에서 멋진 연주와 함께 많은 축하와 추억을 나눌 수 있었던 순간들이 지금의 물랭 호텔을 이어가며 수많은 에피소드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게 아닌지 생각해본다.
호텔이란 장소는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한국을 떠나 유럽, 프랑스에 정착하여 자신만의 터전을 개척한 것도 돋보이는 작가. 그리고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자신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모습에 인간이 생각하고 실천하면 무수한 이야기와 만족감이 가지 뻗듯 풍성하게 자라날 수 있겠구나. 란 기대도 더한다.
저자는 물랭 호텔이란 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담고 인연을 담고 있다.

일본인 죽마고우를 비롯해, 대한민국 장관직급을 역임했던 수수한 중년 신사와의 에피소드.
더없이 다정하고 배려심 넘치느는 인성에 감복했다던 배우 안성기 님과의 10일간의 만남 등, 짧은 만남과 스치듯 한 인연이지만 그것이 저자에게 보다 큰 영감과 글쓰기의 힘이 된 것 같다. 또한 안타까운 에피소드도 있다. 포르투갈에 홀로 거주하며 정기적으로 호텔에 투숙했다던 포먼 씨와의 영원한 이별 등, 2성급 호텔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하나의 희곡 같은 기분도 든다. 신춘문예 희곡 당선자 신분이기도 한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 각 인물들의 캐릭터를 잘 잡아 가독성 넘치는 호텔에서의 일상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꾸준히 공연을 올리고 무대예술의 책임자로 활약 중인 손진책 선생님과의 대화 중, 신근수 저자에게 전했다던 손 선생님의 일침이었다.
저자는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네 편의 희곡을 쓰고 당선 시킨 극작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글은 이러저러한 상황으로 쓰지 못했다며 손진책 선생님을 부러워하듯 대화를 나눈 일화를 소개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 함께 예술을 하고 극에 생명력을 불어 준 은인이자 동지인 손진책 선생님과의 우정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늦음이란 없다. 손진책 선생님의 말처럼 ‘못 한다고 안 하지 말기‘를 독자로서도 권유한다. 그 후회막급 한순간이 바로 꿈을 위한 도전의 시작할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연극과 영화를 공부했다는 미련 가득한 아쉬움을 추억 삼아 살아가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나를 깨우게 하는 작지만 귀중한 에피소드 중 하나가 되었다.

많은 만남을 통해 사람과의 인연을 참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이 따스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 계통-이름만 들어도 알 이문열, 황석영, 김민기, 장한나, 윤후명, 미하엘 박, 떼제의 장수사 등-에서 평범한 일상의 사람들까지 다양한 시선의 추억이 아름다움을 글로 승화되어 독자를 만나고 있다. 호텔이라는 마주침의 미학이 숨 쉬는 곳. 낭만이 넘쳐흐를 것 같지만 늘 인간사엔 희로애락이 파도치듯 밀려오며 쓸려 간다. 70 평생 인생의 다양한 면모를, 솔직한 생각과 표현을 더해 자신이 완성하지 못한 글이라는 꿈으로 정리한 ‘몽마르트르 물랭 호텔‘. 작가인 신근수 선생님을 만나 다양한 인물들과 마주할 호텔로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나에겐 또 어떠한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