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성이 언어가 되다
들꽃 지음 / 메이킹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들 개와 고양이, 저자가 살아가며 느낀 감정을 언어로 승화시켰다. 냥이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 듯싶지만 저자가 살아가며 한 번쯤 고민해보고, 사색한 이야기들은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써 내려간 것이 책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화려하게 글을 꾸미려 하는 것보다 문장, 문장 안에 솔직함과 순수함이 느껴진다. 독자와 대화하듯이 편하게 써 내려간 문장들, 저자의 독특한 상상력이 더해져 언어화된 표현들이라 흥미롭다. 짧은 예이지만 시간을 매매해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


다분히 저자의 상상력이 바탕이 된 내용이라 신선하다.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가난하고 게으른 이에게 시간을 구입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반면 가난했던 이는 시간을 내주는 대신 배고픔에서 탈피하는 삶. 예전 시간 도둑이야기가 생각나면서도 적절함이 가능하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고양이와의 생활 안에서도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들의 모습 속에서 글을 풀어가는 저자. 그렇게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글쓰기의 가치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인간의 인생도 우연한 것인데 우연한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린 너무 큰 기대, 높은 벽을 뛰어넘으려고 할 때가 많다. 부잣집이건 가난한 집이건 우리 인간은 우연히 태어난 것이 맞아 보인다. 그 환경에서 자신의 삶, 가치와 척도에 맞게 우연한 삶을 받아들이며, 개척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복잡하고 무거운 의미와 계획보다 우연스럽고 자연스러움에 자신을 맡겨보자. 괜히 복잡해져서 머리가 아파지는 두통보다 조금은 어렵고, 고통이 동반되는 삶 속에 자신이 변화시킬 내일을 꿈꿔보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게 우연히 태어난 우리의 인생살이이다.


그림과 디자인을 주업으로 하며 영화와 음악, 독서를 사랑한 저자. 그러한 감성에서 묻어나는 글들이라 솔직함과 함께 안온한 서정성도 묻어난다. 아직은 투박할 수 있지만 정제되어가는 과정의 글들. 페이지를 넘길수록 좀 더 세련되고 묵직한 감성의 글들이 풍부하게 등장한다. 제주와 냥이 또한 저자의 주요 소품들이다. 제주를 오가며 느낀 감정의 변화와 그 안에서 느꼈던 심리적 다양성. 고양이와 생활하며 대화해가는 모습에 그들과도 더욱 익숙해져가는 흐름의 변화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일상도 글이 될 수 있다는 기본 공식을 잘 따라가며 사색 또한 무궁무진하게 할 수 있는 내적 재미를 던져주며 간간이 등장하는 자작 시들도 시를 좋아하던 저자의 정서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글이란 부담 없이 자신의 감정부터 담아 가는 그릇이다. 그런 면에서 책을 읽으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부분도 상당수 있었으며, 부드럽고 편안한 독서를 지향하기에 안성맞춤이란 생각을 지니게 한 책 읽기였다. ‘나의 감성이 언어가 되다.‘ 찬찬히 읽어가며 일상 속 마음의 여유와 안정,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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