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 더운 날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아기가 납치되었다. 상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다. 5월의 맘 커뮤니티에서 만난 넬, 프랜시스, 콜레트, 유코, 위니 등 임신 초기의 엄마들. 싱글맘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는 어떻게 어디로 증발해버린 것일까? 한 번의 자유를 위해 엄마들은 아이를 베이비시터 혹은 남편에게 맡긴 채 그들만의 리그에서 밤을 즐긴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싱글맘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의 실종은 모든 엄마들을 경악케하는데......

 

 

납치범의 실마리 대신 마이더스의 엄마인 싱글맘 위니의 과거가 조명되고 10대 시절 배우로 활약하며, 어머니의 죽음 이후 거대 개발 회사의 상속자가 되는 과정 등이 이야기의 이면으로 등장한다. 단순한 영아 납치범의 범죄인지 그 이상을 노린 그림자가 5월의 맘 모임 회원들을 노리고 있는 것인지, 범죄에 대처해가는 여성 주인공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대필 작가인 아기의 엄마 콜레트는 뉴욕 시장 셰퍼드의 두 번째 회고록을 위해 시장의 집무실에 들려 우연치 않게 마이더스의 납치 실종에 관한 정보를 얻어낸다. 유력한 용의지로 지목되는 예멘 출신 '보디 모가로'란 남자의 신상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을 자신의 5월의 맘 동료들, 즉 마이더스의 실종 당일 바에서 함께 했던 엄마들과 공유하게 된다. 과연 그의 계획하에 마이더스의 납치는 실행된 것인지? 베이비시터와도 관계가 있는 모종의 기획적 범죄인지 점점 더 이야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아이 양육에 대한 부부 사이의 문제, 커리어 우먼으로써 자신의 삶을 다시 꿈꾸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 혹은 사회로의 복귀를 꿈꾸는 엄마들의 불안정함. 기르던 아기의 안전과 돌봄에 대한 걱정으로 5월의 맘 엄마들도 병적인 심리적 압박을 겪게 된다. 그 원인이 모두 위니의 아들 마이더스의 실종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으며,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일 수도 있다. 완벽한 엄마를 꿈꾸지만 반어적으로 그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부부가 함께 하고 사회가 보듬어야 그런 아기 엄마들의 미래의 꿈은 결코 좌절되지 않는다. 단순히 미국의 문제만이 아닌 전 세계적 육아문제, 인종차별로 인한 오해와 마녀사냥하듯 올가미로 한 인간을 옥죄이는 심리적 압박까지, 아이의 실종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작품이라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다.

 

 

엄마들이 아이를 사지에 내 몰기 위해 술을 마시러 간 것도 아닌 상황. 원인과 결과에 대한 수많은 찬반양론이 들끓 수 있는 시사성도 곁들여져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양육을 하는 엄마에게도 자유가 주어져야 함을 충분히 공감한다. 육아를 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여성. 아이에 대한 미래를 위해 그녀는 더욱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다. 또한 직장을 포기하고 오로지 아이의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를 택하는 엄마도 있다. 이 모두가 이 소설을 보며 느끼는 퍼펙트 머더의 참모습이란 걸 느낀다.

 결과만 보고 따지는 악랄한 생각과 여론몰이식 가십 가득한 기사보다, 본질에 충실한 모습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던져주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