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한재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버티는 힘을 배우는 것은 시작이 중요하다.

초라한 출발이라도 시작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노력이란 버티기에 다양한 예를 제공해줄 작품이다. 매일매일 하다 보면 달라질 수 있는 시도. 우리는 사실 그 시도조차 머뭇거리는 경우가 대다수이기도 했다. 무엇을 위해 목표를 두고 달려가는 것인지 모를 때 저자가 이야기하는 매일, 매일의 일상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 최고의 노력이란 결과, 버티기가 아닐지 생각해본다.

'딱 한 번만 제대로 해 보세요.'

눈금에서 보이는 0과 1의 균형 차는 동일하나 인간이 첫 발을 떼는 것은 그 시작이 중요함을 저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어느 날 문득 소설가가 돼보자는 다짐을 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화. 그리고 검도를 배우던 저자가 후리기 연습을 시도할 때 사범이 그에게 던진 말들. '딱 한 번만 해보세요.' 그 시작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지만 그 첫 발을 내딛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자신의 일에 대한 가속력은 제어 불가능할 정도의 능숙함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기회를 잡지 못한 그 순간이 다시 우리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저자는 나이의 한계에 대해서도 솔깃하게 접근한다. 글이 좋으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므로 작가가 되고, 셰프가 되길 바라면 마트와 주방을 오가며 자신의 일거리를 찾는 기회. 저자 또한 사법시험 합격 문턱에서 좌절한 경험이 있었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글을 쓰고, 방송 팟캐스트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지금의 작가이자, 재우의 서재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좋아하는 것을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해가는 것이 노력이며 버티기의 힘이란 걸 깨닫게 한다.

늘 드는 생각이자 편견인데,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늦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성공이란 의미가 물질적 가치가 아닌데도 그것에 집착하고, 남들과 비교하게 되며 조바심을 갖게 만든다. 저자 또한 제법 늦은 나이에 취직을 하고 지금의 자리-유명세는 아니더라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마라톤 선상에서 출발해 42킬로 이상을 완주해야 할 인생이지, 100미터 단거리 선수처럼 옆 사람을 응시하며 달릴 필요가 없음에 공감이 가고 저자의 글이 와닿는다. 나와의 인생이지 타인과 비교를 통한 삶이 아니다. 출발이 늦더라도 결과는 누구나 다를 수밖에 없는 과정 속의 종착지점이므로, 슬로 라이프에 강박증을 갖지 말고 하루에 대한 소중함을 유지해 사는 삶, 그 여유가 중요함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없어 책을 못 본다. 운동을 못 한다.'에도 한 방을 던지는 저자. 비단, 건강을 위해 시작했다던 조정래 선생의 22년 지속되는 하루 6분 3회의 맨손체조. 이것이 지금의 명작을 만드는 건강 요인이 되었다는 에피소드가 아니더라도 짬을 낸 운동의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목표를 이루고자 계획한 자신의 열정적 습관은 의미 있는 긍정의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짧은 습관이 장기화되는 노하우를 배우며, 어느새 일상이 되어가는 나의 책 리뷰 쓰기도 이를 실천한 유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저자가 예로 든 움베르토 에코의 인터뷰 중 '세상에 틈이 많더라'라는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실, 지금 쓰고 있는 휴대폰 시간만 조금 줄여도 당신이 원하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어느 순간 살며시 올라간 독자, 당신의 입꼬리를 상상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집중하면 스스로의 문제 해결력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렌 랭거 교수의 실험 결과이다. 성과 중심과 과정 중심의 참여자 중 과정 지향적 집단의 경우 방법을 궁리하는 동안의 문제 해결력이 커져 좀 더 자신감 넘치는 긍정의 집단으로 결과를 이끌어 냈으며, 성과 지향적 중심의 집단은 그 반대의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저자 또한 자신의 능력이나 한계를 이미 확정 짓지 않고, 고교 시절 캠프 조장으로 맹활약하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애초에 성과를 얻기 위한 결과도 중요하지만 안 된다고 말하기 전 도전해보는 의지가 당시의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의 짧은 추억을 소개한다. 안 되겠다.라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그 난관을 극복해 낼까?의 고민이 노력이라는 과정 속 결과로 나타났던 좋은 예이기도 하다.

이야기 중간중간 저자는 자신의 몸을 빗대기도 하며 규칙적인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그가 자주 인용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해 '몰입'이란 작품으로 유명하다는 서울대 황농문 교수의 운동법 등을 통해, 일상에서 꾸준한 운동이 얼마만큼 다양한 에너지 발산의 효과를 내는지 설명한다. 운동 후 글쓰기가 더욱 선명한 효과를 낸다는 것, 다분 글쓰기나 운동 외적인 것들도 계속, 꾸준히 함으로써 내 의지가 되고, 버티기가 되는 것임을 저자는 이야기하는 것이다. 누굴 보여주거나 각광받기 위한 노력과 버티기가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한 긍정적 생활,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형 삶의 터득법인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야기하는 많은 부분들 안에 물질적이고, 보여주기식의 행복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작은 미소로부터의 행복, 작은 기쁨에서 피어오른 생활 속의 행복이 '노력이라고 쓰고 버티기라고 읽는' 제목 안의 핵심 포인트가 아닐지 생각하며 글을 맺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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