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
진고로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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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이대로가 좋아요.‘​


세상은 개성 사회다. 결혼이 늦어지고, 비혼이 많아지며, 아기보다는 각자의 삶에 중점을 두는 부부 사회도 늘어나고 있다. 작가 진고로호는 남편과 고양이 다섯 마리의 행복한 라이프를 공개하고 있다. 혈연이 아닌 마음으로 하나 된 가정. 각자의 상황과 삶의 지표에 맞게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왈가왈부한다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므로, 그들의 삶도 존중하며 아이가 내 가족이듯, 고양이나 강아지가 내 가족이란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해야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존중하며, 자식 다루듯 고양이를 키우는 모습이 사뭇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도 같은 입장으로 비치니 더욱 동화되어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우선 유쾌하고 흥미를 두고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물론 저자가 아이에 대한 도전을 아예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런 부부들에 비해 관심도가 덜 했을 뿐이지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생활인이자 작가이다. 개인적인 아픔도 겪은 그녀, 하지만 더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위해 지금의 자신을 이해하는 남편, 그리고 고양이 아가(?) 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개개인의 삶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것은 무방하지만 지나친 개입과 관심은 그들을 외계인으로 밖에 보지 않는 좋지 않은 시선이다.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편견 없이 각자의 삶을 영위해갈 수 있는 진정한 자유이자, 서로 간의 행복을 축복해주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인생의 끝에서 내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아이의 유무에 따라 흔들리는 삶이 아니다.-중략-내 삶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아이를 키워도 고민 없어도 고민. 그래서 아이와 결혼은 각자의 몫인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를 얼마만큼 사랑하며 살아왔는지에 따라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평가 혹은, 중요성이 결정될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아이가 있을 수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닌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 보람과 행복, 기쁨이 넘친다면 남편과 반려묘의 삶도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또한 가족과 아이들과 추억과 행복을 쌓인가는 인생도 각자 삶의 방식에 따라 희로애락이 넘쳐날 수 있으니, 이 또한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느낀다.


인생은 수십억 가지의 이야기를 품고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의 차등이 있으며, 생의 방식과 계획, 의미가 따른다. 고양이 다섯 마리와 멋진 남편과 함께 사는 작가의 삶을 통해서 편견은 필요 없으며, ‘왜‘라는 질문보다 그럴 수도 있다는 열린 마음을 배우게 된다. 약간 다를 뿐이지 서로를 이해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변화하는 길이
이 작품을 읽는 독자로부터 시작되길 바란다.
유쾌하면서, 부럽기도 하고, 즐거우면서도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독서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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