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인생을 배운다!
이상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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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인생 백과사전!

깨알같이 야구에 대한 모든 룰은 섭렵하지 못하나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로써 이 작품은, 이름으로만 들었던 MLB 선수들, 그들이 야구를 통해 살아가는 삶의 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다. MLB 최소 1타석의 기록을 지닌 그린버그 선수의 꿈과 미래를 비롯해 익히 언론을 통해 지켜본 사이영상 3회 수상 투수 마크 슈어저의 숨겨진 사생활까지, 역시 야구는 인생의 한 면을 대변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야구 선수들에게만 MLB가 열려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한때 특정 야구팀과 축구팀을 좋아했던 독자로써 그쪽 구단에서 일을 해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잠시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바람은 잠깐의 바람으로 끝났지만 이 책엔 그 꿈을 이룬 비선수 출신의 한국인 루이스 김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아마 야구에 관심 있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오클랜드 극동 스카우트 담당자의 일을 돕다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뤄 현재 스카우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니,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상황은 언제 어떻게 내게 닥치느냐 그 시간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저자는 LA다저스 홍보 담당관 카라스코가 전하는 팁으로 MLB 스텝의 구인은 수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 구단의 취업 사이트를 수시로 체크하라는 팁도 전하고 있다. 그 외 클럽 하우스의 업무를 관장하는 클러비, MLB 에이전트의 업무와 자격 취득을 위한 방법을 비롯해, 사진기자 및 구단 트레이너 등의 일상, 구직 경로 등이 미래의 MLB 월드에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포인트가 책에 담겨 있다. MLB란 우리 아이들이 꿈꾸는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다양하고 풍성함이 넘쳐 보이다. 그 꿈의 고지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겠으나. 이를 이겨 낸 선수나 스태프들의 조언처럼 자신을 믿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뛰는 용기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단점을 단점으로 느끼지 않고 MLB 최고의 타율왕을 세 번이나 석권한 올스타 출신의 호세 알투베. 그는 165cm라는 최단신 야구 선수였지만 신체적 제약은 그의 열정과 투지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래서 좀 더 이른 나이에 빠른 시기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자신의 팀인 휴스턴 에스트로스의 월드 시리즈 정상 등극에까지 일조한다. 무엇이 안돼서 안 된다기보다 그것을 무시한 채 하나만 보며 달려가 승리를 얻은 자기관리.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 선수에게 배울 교훈이 아닌가 싶다.

 

 

“신체 조건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결코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위의 눈치를 보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기회는 찾아오니까 말입니다."

 

 

‘코디 웹스터’ 그는 80년 대 초반 세계 리틀 야구 리그의 영웅이 된다. 리틀 야구 월드 시리즈의 뉴욕 양키스라 불리던 대만을 물리치고 리틀 야구 리그 첫 우승의 선봉에 선 선수가 어린 영웅 ‘코디 웹스터’였다. 미국 언론과 당시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 낸 미국의 영웅. 하지만 코디 웹스터는 월드시리즈 제패 후 머지않아 야구에 신물을 느끼고 결국 대학 1학년 때 완전히 야구를 접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의 지나친 관심과 시기, 질투, 욕설이 장래의 촉망받을 메이저리거가 될 그를 단 숨에 뭉개 버린 것이다. 그는 야구란 승패를 떠나 친구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그 순간을 즐기는 것으로 여기는 운동으로 생각했다. 이 또한 시사성이 크다. 축구나 야구가 그저 즐겁고 재밌어서 시작했던 과거와는 달리 스포츠 또한 부와 명예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리고 있는 것도 현실 중 하나이다. 보다 좋은 성적, 좋은 대학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극성도 한몫하며, 결국엔 호기심과 즐김으로 시작했던 운동을 중도에 하차하는 선수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 단순히 자국의 미래를 위한 영웅 만들기가 아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스포츠 ‘야구’란 종목이 그러한 초심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가 주길 바라는 교훈적인 ‘코디 웹스터’의 이야기였다.

 

 

메이저리그에는 다양한 드라마와 희로애락이 있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이자 최고의 타격 기계 중 하나였던 스즈키 이치로 선수를 간과할 수 없다. 한일전이 시작되면 상대팀으로써 가장 만나기 힘들고 껄끄러운 선수이긴 했지만, 이치로는 자신의 단점을 성실함과 최선이라는 자세로 강점화해 메이저리그의 대표 선수 중 하나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나는 체격 조건이 좋지 않습니다. 신체적으로는 극히 평범합니다. 하지만 나처럼 평범한 체격 조건을 가진 사람이 프로에 진출한 것은 물론 다양한 기록을 달성해 어린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렇다. 야구란 어린아이들에겐 꿈과 희망이란 미래를 선물하며, 어른들에겐 재미는 기본이고, 성실함과 노력으로 가능성이란 가치를 선사해 준다. 부상과 재활 등 이치로 선수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 마운드 위에 우뚝 선 모습. 상징성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두근거림과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을 뿌려 준다는 것이 우리가 야구팬으로서 야구를 즐기고, 그 안에서 인생을 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인생을 모르는 것처럼 저자인 이상화 기자가 인용한 故 하일성 해설자의 “야구, 몰라요”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박힌다. 오로지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를 위해 자기 관리를 해온 야구 천제 스즈키 이치로. 현역 45세까지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며 안타깝게 2019년 최종적인 은퇴를 선언했지만 일본을 비롯해 세계의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그는, 동양에서 온 타격 천재 이상의 영웅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한 동료들이 그를 평가한 것처럼 “이치로는 야구를 사랑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선수”였다. 우리도 과연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당장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여기며 지금 분야에 최선의 전문가가 되고자 노력해보자. 그것도 아니라면 목표 수정, 단, 열정과 노력은 뒷받침되어야 자신이 지닌 재능보다 더욱 뛰어난 노력으로 이치로와 같이 성공의 문턱에 서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이 책을 통해 정말 대한민국은 아직도 편견 가득한 국가임에 실망하기도 한다. 충주성심학원 출신의 두 야구 선수였던 양 인하, 서 길원 선수의 사례를 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 원더스의 최종 입단 테스트까지 진출했으나 결국 자신의 야구 인생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 고양 원더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깊이 있는 관찰을 하지 않고, 장애인이란 이유로 철의 장벽을 쌓는 우리 아구 계의 문제가 핵심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미래’ 이런 개 떡 같은 캐치프레이즈는 허울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의 동료였던 서길원 선수는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통해 세계에서 유일한 미국 청각장애인 갈라우뎃 대학교에서의 야구 선수로서 활약 중이란 소식이다. 앞으로 그의 미래가 어떠한 지향점을 가지고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선수에 대한 응원을 하게 되었다.

 

 

야구팬이라면 익히 아는 ‘뉴욕 양키스 제국’을 완성한 조 토리 감독, 월드 시리즈의 전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범가너, 캔자스 시티의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 등에 이르기까지 야구를 통해 경험하는 인생의 참 묘미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야구라는 어려우면서도 흥미로 가득한 스포츠가, 이상희 기자의 다년간 축적된 취재 노하우와 디테일한 인터뷰를 통해 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표지 디자인에 나타난 야구공의 붉은 실밥, ‘야구에서 인생을 배운다!“란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작품. 인생이 담겨 있는 야구를 보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을 읽으며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관전해 보는 것도 더욱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과거 메이저리그 선수로부터 현역 스타 메이저리그 선수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을 통해 만나보며, 그 짜릿한 감동을 꼭 느껴 보길 바란다. 인생은 야구 같고, 야구 같은 인생의 퍼레이드가 이 책을 통해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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