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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으로 산 책 ㅣ 오리그림책
박종진 지음, 김완진 그림 / 동심(주)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동심오리/박종진/문학/창작동화
‘이 책을 보겠다고? 그렇다면 값을 치러야지.
너의 시간으로 말이야!‘
동화책의 내용이 섬뜩하면서도 공포스럽습니다.
과연 아이를 위한 동화일까? 의문이 듭니다.
책의 표지 또한 눈을 가린 황소, 눈이 큰 고양이, 눈이 쫙 벌어진 핑크 상어, 흰 고릴라가 한 아이와 책탑 위에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그림 또한 디테일하면서 애니메이션과 같은 삽화가 눈에 띕니다. 이러한 계열의 그림을 아이들은 좋아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론 사실적으로 보여서 살아 있는 느낌이 들어 호감이 가는 그림책이다. 생생한 캐릭터들의 모습에 역동성도 느껴집니다..
그림 동화 이야기의 시작은 장난감 가게를 하시는 아버지, 어머니를 주인공 아이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되고 아이는 우연히 발견한 고양이를 보고, 걱정이 되어 고양이의 뒤를 따라가다가 낯선 공간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엔 뭔가 어둡지만 신비로우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물건들로 가득 찼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그곳-도서관이라 할지, 상상과 지식의 세상이라 할지-에서 자신의 풍족한 시간을 소비하며 그곳에서 만난, 고양이 괴물, 고릴라 괴물, 황소 괴물, 상어 괴물들과 책 속 모험의 세계로 떠납니다.
책이란 이렇게 생각 이상의 세상을 우리에게 소개합니다. 물론 책을 읽기 위해선 자신의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책 속 괴물들은 그 책이란 선물을 선사하기 위해 아이의 시간을 필요로 했을지 모릅니다.
책 사이를 지나, 그 안의 세계 여행. 바다를 건너 초원을 가로질러 먼 우주의 세계까지. 책탑의 끝에는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 지혜의 숲이 가득합니다. 외롭고 여유 넘치는 시간의 어린 주인공은 책세상을 통해 자신만의 어린이날을 만끽합니다. 이 모든게 자신의 시간을 투자한 책의 도움이겠죠. 책에 대한 의미,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함께 느끼고 그에 따른 결과물에 대한 기회의 중요함도 느끼게 하는 동화 속 내용입니다.
다행히 책으로 시간을 나누던 어린 주인공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 아이의 부모들은 어린이날 어린이를 위한 시간을 돈이란 물질-장난감 판매-대신 자녀를 위한 투자로 함께 합니다. 시간을 귀하게 쓰고 알차게 쓰는 사람들.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아이와의 필독서 ‘시간으로 산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