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나무와 리꼬
이종훈 지음, 김진우 그림 / 지식과감성#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두 마음속 깊은 곳에 도화지와 함께 물감을 가지고 있어. 다만 물감이 무슨 색깔인지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삼남매 중의 막내이자 평범한 아이. 평범함 속에 오히려 판타지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마련인데 주인공인 리꼬에게도 신비롭고 오묘한 동화와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상한 일(추운 나라)을 만들어 낸 장본인인 외눈 악어 장군과 이를 해결해 줄 벨라 공주를 만나야하는 리꼬. 원래 춥지 않던 우리의 마음과도 같던 평화 가득한 캔버스 나라를 다시 따스함으로 색칠해야 할 목적이 어린 리꼬에게 부여된다.

   

 

리꼬의 여정은 시작되고 벨라 공주를 만나게 해줄 왕자를 찾는데 열중한다. 그리고 맨 처음 리꼬의 아지트에서 만난 씨앗의 도움으로 왕자가 주관하는 파티장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곳엔 각종 페도라를 쓴 두더지와 호른을 연주하는 멋진 호두까기 인형 왕자가 나타난다. 이제 모든 일이 해결 될 조짐을 보이지만 리꼬의 잘못으로 파티는 무산되고 자리에 있던 왕자와 그의 애마인 유니콘은 파티장을 떠나고 마는데......

   

 

다시 여기서 이야기의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은 평범하지만 착한 리꼬의 마음이다.

다시 파티를 시작하는 호두까기 인형 왕자 페르와 두더지 친구들. 모든 문제의 중심엔 리꼬가 개입되지만 그 문제 또한 올바른 방법과 행동으로 풀어내는 것이 책을 읽는 동안 훈훈함을 이어가게 했다.

 

우리가 흔히 한 번씩은 읽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에서 만나는 낯선 친구들과 주인공의 조우처럼 리꼬의 여정 또한 하나의 마을을 지날 때마다 새로운 친구들과 동행하게 된다. 왕자의 애마였던 유니콘 폴-사실은 망아지-호박 괴물로 착가했지만 아주 작은 반딧불이 친구 잭 등, 리꼬의 친구들이 등장해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임과 동시에 이야기의 짜임새를 더욱 강화해준다.

 

'제 생각에 저희 마을(둥가딩가)의 가장 이상했던 일은 치즈나무숲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과와 용서가 사라진 것입니다.'

 

음악으로 똘똘 뭉쳤던 둥가딩가마을. 리꼬와 그의 친구 폴이 찾은 그곳은 이미 예전의 음악이 흐르던 곳이 아니었다. 로와 로라는 고양이의 악기가 사라지고, 황금 오르간을 비롯해 치즈나무 숲까지 사라지고 만다. 서로 믿고 합심해서 문제를 해결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리꼬가 나타나기전 그 마을 주민들은 서로간에 반목하고,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과 용서가 사라진 곳이었다.

    

누군가를 향한 용기와 사과에 대한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 마을 모두는 예전의 평화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마을에 등장한 리꼬와 폴이 마을 주민들에게 깨달음을 전해주며,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과도 같은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진다. 리꼬와 폴은 아쉽게도 둥가딩가 마을에선 벨라 공주를 만나지 못했지만 새로운 단서를 통해 또 색다른 마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시나브로 마을을 거쳐 커다란 어항과도 같은 넵투 왕국까지 하늘과 땅, 물 속을 가릴것 없이 지속되는 리꼬의 여정. 장수 거북을 비롯해, 납치 된 망아지 폴을 찾기 위해 리꼬는 어항 속 깊은 심연의 세계로 빠져든다. 또한 그의 친구가 된 넵투 왕의 아들이 탈 해마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난상토론을 거듭한다. 이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넵투 왕국의 신하들을 대신해, 올바르고 지혜로운 판단으로 자신의 친구인 트리코 왕자의 해마를 택해주는 결단까지 보여준다. 어디에 편을 두지 않고 솔직한 판결을 내린 리꼬를 위한 성대한 만찬이 치뤄지며 그의 여정이 점점 끝으로 향하게 된다.

 

"리꼬, 색깔들을 되찾기 전에 너의 색깔을 잃지 마!"

 

어느새 자라버린 씨앗, 그리고 하얀 나무. 그러나 악어 장군으로 인해 세상은 자신의 색깔을 이미 잃은 상태였으며 리꼬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게 된다. 장난꾸러기만 같던 씨앗에서 하얀 나무의 격려. 게임의 단계를 밟아 또 다른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신비로움이 가득한 어른이의 동화, 악어 장군과의 불편한 만남이 기대되는 이야기의 막바지에 집중해 독서하길 권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