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베트남어를 전공한 수필가이다.
2013년 등단하여 현재 세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였다. 바로 '일상의 조각 모음'이 세 번째 작품이며, 제목 또한 컴퓨터의 활성화를 빠르게 전환시키기 위한 용어를 아이디어로 생각해내 책의 제목으로 정했다고 한다.
인생에도 조각 모음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 각자의 삶 속에 분위기 전환이 꼭 필요한 때가 있는 것처럼, 이 작품은 일상에서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희로애락이 담긴 내용들이 술필가 홍기확 작가의 유쾌한 글 속에 묻어난다.
술을 통해 글의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는 혼술가 홍기확 작가. 그리고 술과 일상에서 느낀 감정 속 다양한 메모들을 하나의 작품
으로 완성해내는 작가의 색다른 글쓰기가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하루하루의 삶이 감격스러워야 한다. 문득 느끼는 것이지만 일상의 감격은 비정상적인 충격이 주는 역설적인 선물이 아닐까?'
각자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하루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보람이고 기쁨이며, 가치 있는 하루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그럼 그날이 자신에게 감격으로 다가오고 그것이 평범하지만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되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이러한 일상의 감동 조각이 모여, '일생이라는 개인사의 행복'으로 마무리되기 위한 기대감으로 하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해본다.
육아 동창생(?)작가의 '행복은 아이를 키워봐야 한다.'가 공감 간다. 혼술, 혼밥족, 결혼을 늦추는 이들이 많다지만 가족의 행복은 매일매일 이어지므로 거기서 지지고 볶고, 행복의 기쁨은 완성된다.
저자가 말하듯 서양은 가족이란 행복!
우리는 여행에서 짧은 여운과 단시간의 행복, 이어진 추억을 먹고 산다. 연예 후 결혼, 힘들지만 달콤한 육아, 나를 대변하는 자녀가 있음에 행복해보자. 홀로족보다 가족이 더 큰 기쁨의 선물이다.수십, 수백 권의 책에서 느끼는 행복보다,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을 권하고 강조한다.
미쳐 간과했던 일상의 조각, 그 여유와 만족을 새삼 깨닫게 하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숨 고르기'를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휴식일 것이다. 숨이 막히거나 숨 찰 때도 숨 고르기를 권장한다. 등산이라든지, 영화 감상, 독서란 흔한 취미도 좋고, 클라이밍이라든지 번지 점프, 색다른 활동도 또 다른 나를 찾는 숨 고르기이다. 일생은 생각만큼 길지 않고 또 끝이 보인다. 그 안에서 인생의 휴지기, 숨 고르기를 갖는 것도 일상의 행복이다.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그 이상은 각자의 계획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 숨이 멎지 않을 정도의 숨 고르기, 한 박자 멈출 수 있는 인생이란 일상의 특권이다.
일상에서 묻어나는 잔잔한 이야기들, 고사 성어 등을 인용한 저자의 글들이 가벼운 에세이 같지만 깊은 의미도 내포한 것 같아, 독자들로 하여금 살아가며 얻을 수 있는 교훈도 던져주는 작품이다. 저자의 아내와 나누는 일상, 책 수천 권의 가치를 경험한 팔순 어르신과의 대화 속에서도 삶을 윤택하게 지탱해가는 가치는 성공과 좌절이라는 단순한 이중적 잣대가 아님을 생각한다. 저자 또한 많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자신만의 삶의 학문을 배우며 고찰해가고 있는 것 같다.
타인의 일상이란 삶을 들춰보는 매력, 거기에 교훈 혹은 흥미로운 에피소드까지 더해진다면 책 읽는 보람은 배가 될 것이다. 평범해 보이지만 대범한 인물의 일상을 들여다보고픈 분께, 무언가 변화를 모색하는 독자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중년을 살아가는 아빠, 아들, 동료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있다.
'일상의 조각을 모아, 나를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