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회도 살인사건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5
윤혜숙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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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집/윤혜숙/소설/추리

 

배경이 조선 후기이며 화원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지는 3년 전 의문의 살인 사건, 그리고 그 진범이 누군가의 밀고로 밝혀진다. 배경이 현재가 아닌 과거의 이야기라 다소 어색하고 공감대가 덜 형성될 것이란 선입견을 단숨에 날려주는 빠른 전개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두 인물(인국과 진수), 즉 주인공들의 끊임없는 추리를 바탕으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한 노력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가독성 넘치는 글과 책장을 넘기는 빠른 속도에 그저 분량이 아쉬울 따름이다.

 

또한 이야기 곳곳에 등장하는 조선시대 '명화가'들의 작품과 소개가 눈에 띄는데, 이 또한 책을 읽는 재미와 미술적 지식을 쌓아가는데도 큰 도움이 될 소설이다. 이렇게 다양한 흐름 속에 주인공 진수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형이자, 아버지 같기도 한 인국을 구하려는 방도를 백방으로 알아보며, 그의 양아버지가 될 장화원의 눈길을 피해, 자신이 직접 글공부를 배운 최훈장을 만나 도움의 손길을 얻기도 하고, 장화원의 부름을 받고 찾아간 세도가이자 당대 실세인, 김대감의 그림 모사에 관련된 사항을 두고 모종의 흥미로운 게임까지 접하게 된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저자의 친절한 치밀함과 이야기의 끈끈함이 묻어나는 전개로 추리소설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는 작품이다.

 

더불어 소설의 흥미와 관심도를 더 높이기 위해 매력 있는 캐릭터를 더 등장시키는데, 그러한 인물이 주인공 진수 아버지의 지인인 송화원의 아들 ''이다. 송화원 또한 진수 아버지의 죽음을 겪는 시점에 갑작스러운 실명을 하게 되는데, 그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하나 남은 아들 범이의 손에 이끌려 도성 밖 반촌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어찌 보면 두 인물인 주인공 진수와 범이는 함께 실마리를 풀어갈 수밖에 없는 피해자이자 실타래를 풀어갈 인물들이기도 하다. 엎치락뒤치락 서로가 맞을 것 같기도 하면서 어긋나기도 하는 엉뚱한 두 인물의 케미 속에 추리 소설 물의 집중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해 지루함을 잃지 않게 하는 소설이라 하겠다.

 

사건의 흐름은 이처럼 여러 명의 주요 인물들이 펼쳐내는 추리와 추적으로 이어지며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심리 대결이 주를 이루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간다. 결론에서의 문제 해결이 다소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쉽지만 세태를 풍자함 또한 이야기 속에 담고 있어 과거와 오늘날의 상황에 견주어 보아도 좋을만한 작품이었다.

 

자신의 실력을 권력을 활용해서라도 인정받고 싶어 하는 화원들 간의 암투, 그 그림을 활용해 권력 최고위층의 환심을 사려는 권력 지상주의의 양반 계층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묘미와 시대적 양심이 무엇인지를 대변하려는 풍자적인 요소도 담고 있어 청소년을 비롯한 성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살인사건의 범인이 밝혀지는 결말이 다가올 때까지 집중해서 읽으며 독자 개개인이 생각하는 이야기 속 진범이 누구인지 상상해보는 것도 추리소설의 묘미이며, 다각도로 이야기의 결말과 그 이후의 상황도 예측하고 자신만의 결론을 정리해보는 재미를 이 작품에서 만끽해보길 바란다. 이번 추리소설을 통해 조선시대 후기의 미술의 특징 및 화원들의 삶, 성공을 향한 열정을 알아갈 수 있었으며, 추리물 속에 묻어난 역사성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던 '계회도 살인사건' 독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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