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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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마에카와 유타카/이선희 역

애잔하면서도 끔찍한 시작. 고독사를 추리물의소재로 풀어내 사회에 경종을 울릴만 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래 취재는 꽤 많이 했어. 마음이 우울해지는 일이지. 전기나 수돗물이 끊긴 상태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제법 많거든. 고독사나 고립사라기보다 더 차가운 죽음이라고 할까? 인간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 죽음이야.˝ p.27

위의 내용이 전체 이야기의 흐름에 많은 복선을
담고 있음을 책을 읽다보면 파악하고, 아! 그랬구나. 라는 탄성을 자아낼 만한 대몫이다.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는 복잡한 인물 관계도
스토리 라인을 펼쳐가며 그려가고 있다.

(주요 인물군)

주인공 다지마, 미도리카와(하얀양복의 형사)
류노스케(엔카 가수)와 동생 후유코
다쿠마(방문 판매원), 스구로(다지마의 친구)
아사노(방문 판매원), 기무라(‘시야‘의 편집국장)


방문 판매원 다쿠마는 류노스케의 공연 티켓을 사게 되는 것을 빌미로 류노스케 자매에게 정수기 강매를 강요한다. 결국에 강매의 공포에 못 이긴 채 옆집에 거주하는 주인공인 다지마에게 상황 설명 후 도움을 요청한다. 이렇게 다지마의이야기는 시작 된다.

이후 류노스케의 집으로 찾아가 경찰을 부르고 어느 정도의 문제를 해결해 준 주인공. 그리고 그후 또다시 류노스케와 후유코 자매를 찾아온 다쿠마 일행 앞에 등장하는 미도리카와 형사. 그는 주인공이 류노스케의 공연을 관람했을때 극장에서와 불고기집에서 우연히 마주친 흰색 양복의 남성이었다. 형사라는 직업에 의아함을 느꼈던 주인공. 다행스럽게 형사 미도리카와는 정수기 판매원 다쿠마의 전력을 파악하고, 오히려 그를 역으로 이용해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정수기 강매에 따른 처벌을 용서하는 대신 단둘만의 면담을 요구하게 된다.

두 인물의 만남은 좀 더 깊숙한 심연의 이야기로 빠져드는 단초를 제공하며, 추리물의 장르답게 ‘한 낮의 방문객‘이란 작품을 좀 더 복잡하고 다면적 구조의 이야기로 끌어 간다. 다지마를 둘러싼 친구 스구로와 편집국장 기무라, 여기에 더해 갑작스레 주인공 다지마의 청강생으로 등장하는 미사키라는 여성. 인물 하나, 하나에 복잡 다단한 이야기의 핵심이 될 만한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기에, 작가의 전문성(법학)이 장점으로 부각되어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세 모녀‘의 안타까운 사건, 단지 이러한 경제 구조의 문제가 바탕이 된 이야기의 전개로 이 작품이 전개되었다면 추리물 구조에 걸맞지 않은 단선적인 이야기의 흐름으로 큰 시선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바탕으로 고립 된 인간, 고독사로 인생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시대적 현상을 성토함과 동시에 좀 더 농밀한
구조의 추리물이라는 살을 붙여, 독자로 하여금 이런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다면 또 다른 반전이 작용해, 독자들의 정신이 번쩍 들게 할 만한 이야기로 풀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늦은 나이에 추리물 작가로 데뷔한 ‘마에카와 유타카‘, 그러나 그가 살아 온 배경과 학문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 더욱 무게감 있는 구성과 살아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완성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품의 내용처럼 인간 관계는 정말 알 수 없는 실타래처럼 꼬이고 꼬이며, 흐트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흐트러짐을 정교한 마음 가짐과 상상력을 통해 풀어가는 것도 작가의 몫이며, 그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추리 소설의 장점일 것이다.

중년의 두 인물이 펼쳐가는 이야기! 주인공인 저널리스트 다지마와 괴짜와 같은 성격에 흰 양복을 걸친 미타카와 형사의 캐미에 빠져 보는 것도
무더운 여름 더위를 날려 버릴 만한 흥미로운 만남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사시겠어요? 아니면 살해당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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