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을 걷는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유영호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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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동네 서촌, 낭만과 추억 속에 아픔이 묻어나는 공간, 그래서 서촌 가는길은 좀 더 애잔하면서 무언가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촌, 관광지로만 포장 된 서촌이 아니라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떠나는 여행이라 의미 있는 작품이다.
책의 서두에서 작가가 설명하는 서촌 부근 도시계획에 따라 건물의 건축 된 역사의 이면엔 언론사의 횡포가 만연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끊임없는 그들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변함없는 언론권력을 이용한 무지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의 배신감과 거부감까지 느껴지는 책의 내용에 답답한 맘이 더하기도 했다.

또한 화폐 가치로 도시구획 혹은 주소가 정해진다는 대한민국의 도시계획의 논리에 어이없음을 느낀다. 예를 들어 서울신문사와 신문회관의 경우 과거에는 중구와 종로구를 사이에 두고 건립이 되어 주소 지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해진 아이디어는 20여층의 건물 중 절반은 서울신문사가, 나머지는 한국방송공사가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까지는 이해가 되나 두 행정구역이 존재하는 지역이기도 한 지리적 여건, 아니 실제적으로 말하자면 세액 징수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는데, 절반은 중구, 나머지 반은 종로구에서 건물을 관활한다는 상식밖의 행동을 대한민국에서 법이라는 테두리안에서 활용되고 있음에 어이없는 상황일 뿐이다. 이처럼 과거의 역사, 그 흐름은 민주주의라 명명한 반독재 정부주도, 가진자의 특권의식에 빠져 한쪽으로 기운 시계추처럼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지역의 특징과 볼거리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과 역사를 결합시켜 알지 못했던 사실을 통해 과거를 새롭게 인식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생각의 전환과 틀의 변화를 제공해 줌이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이다.

일제시대의 중심지라 할 수 있던 서촌, 윤영복, 이완용, 이광수 등 친일파들의 삶의 흔적이 묻어나 있는 곳이 서촌이었으며 그들의 숨은 과거 또한 상세하고 설명해 주고 역사 인식에 대한 바른 태도를 전해 줌도 이 책이 지니고 있는 역사성이다.

전체 5장으로 구성 된 작품은 서촌의 인근 지역에서 그려지는 에피소드를 비롯해 점점 심층적으로 서촌의 중심부를 묘사하며 그 곳에 위치한 건물 등을 소개함과 동시에 조선시대 및 근대역사의 맥을 함께 했던 인물들의 명과 암을 그려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작가의 역사적 인식과 생각을 적절히 배합해 그 중심의 균형은 맞추려는 의지가 보여진다.

예술과 문학, 건축과 역사적 가치, 우리가 몰랐던 서촌에 대한 올바른 의미와 중요성을 제시해 주기에 어려운 역사적 사실과 글의 맥락도 어느정도 쉽게 다가오는 내용의 작품이었다.

숨은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처럼 딱딱한 역사를 어렵게 여기는 독자들에게 권할만 한 서촌 기행, 볼거리, 먹거리, 배울거리 등 다양한 컨텐츠와 문화적 소산이 담긴 서촌길을 이 책과 한번 걸어 본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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