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의 신작 ‘불온한 숨‘

당신은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있나요?

주인공 제인, 나는 싱가포르로 입양 온 입양아이다. 그리고 그녀는 양모에 의해 반강제적(?) 발레리나 교육을 받으며, 양모의 죽은 딸의 그림자와도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진과의 사랑-책의 스포일러 방지-로 얻게 된 레나. 자신의 꿈과 성공을 위해 그녀는 딸 레나를 맡아줄 보모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인력 시장에서 마지 못한 끌림에서 데려 온 크리스티나에 16년간 엄마의 역할을 대신하게끔 한다. 그리고 그녀의 딸 레나는 크리스티나에 동화되고, 크리스티나 또한 레나를 두고 온 자신의 친동생마냥 사랑으로 아끼고 다스린다.

그러던 밤, 레나는 만취한 채 그녀에 의해 집으로 오게 되고, 크리스티나가 알 수 없는 남자와 늦은 시간 숲 속에서 만나는 것을 목격한다.
레나를 위해 크리스티나를 내쫓으려는 주인공 나, 그녀는 크리스티나를 추궁하지만 오히려 진정한 사랑을 아는지에 대해 크리스티나의 역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크리스티나는 그 숲 속 남자가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막내 남동생이란 이야길 한다.

성공만을 갈망해 온 주인공 나, 그녀에겐 딸도 누군의 사랑도 그간 부질없었던 삶의 무게로밖에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철저한 성공공식에 맞춰 최고의 무용수가 되어 양모의 딸이었던 죽은 제인을 대신하는 성공적인 삶, 그것이 그녀의 목표이자 일생의 트라우마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그녀, 제인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세계적 안무가 텐을 만난다. 무용단의 레이첼의 주선으로 함께하는 그 자리에서 텐의 안무 컨셉을 듣고 자신의 아픈 과거를 회상하듯 흘러내리는 눈물, 작가는 텐의 설명과 주인공 제인의 정서를 감각적이고 디테일한 표현법으로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문체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텐이 알고 있는 제인의 비밀, 그 진실에 대한 굼금증이 가중되는 대화 속의 내용이었다. 어쩔 수 없이 허둥지중대며 미팅 자리를 떠나 집으로 간 제인에게 목격된 것은 그녀의 딸 레나, 그리고 숲 풀 사이 딸 레나와 정겹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 텐의 모습을 발견하고, 제인의 정신상태는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이때 사건과 사건은 꼬리를 물 듯, 남편 진의 전화가 오고 헬퍼 크리스티나의 자살 소동 소식을 전한다. 제인은 호텔 카페에 두고 온 핸드백을 텐에게 급히 돌려 받고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잠잠하고 느슨할 것 만 같았던 내용의 줄기에 넝쿨이 복잡스레 이어붙듯이 이야기의 구조는 독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킬만한 복잡미묘한 전개로 전환된다.

신진 작가이지만 젊은 감각 속의 디테일한 묘사와 표현력이 돋보이며 문체가 매력적인 작품이구나. 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독자를 얌전히 내버려두지 않고 생각하고 문장을 곱씹게 하는 것도 작가의 힘, 그것이작가의 능력이다.

안무가이자 후배라는 텐의 제안을 거절한 제인은 텐에 대한 존재의 확실성을 확인키 위해 몇년만에 대학에 찾아 그의 흔적을 찾아보려한다.
그를 향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대한 묘사와 과거의 아련한 추억 등이 작가의 눈을 통해 다시 구현되는 순간이다.농밀하게 글의 내용으로 접근하는 작가의 끈기와 힘 등이 느껴진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는 전개되며, 주인공 제인의 아픈 과거 속 트라우마로만 이야기의 흐름과 내용이 전개될 듯 무미건조함을 작가는 텐이라는 인물을 부각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좀 더 가까운 진실성과 흐름을 정리해 나간다. 복수, 사랑, 기억 등 인간이 치닫는 극단의 감정을 섬세하고 창의적인 표현법과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앞으로의 작가 ‘박영‘의 작품 또한 기대 된다.

후반부의 내용은 독자들의 상상력과 스포일러를 방지하는 측면에서도 줄거리 중심의 글 감상이 아닌 생각으 정리로 마무리 해본다.
레나와 크리스티나의 관계, 제인과 텐-혹은 맥스와 마리-의 관계성은 분명 다르나 이 두 인물구조가의 공통성은 존재할 수도 있다.
제인의 딸인 레나가 성인이 되어 다시 제인과 같이 성공지상 주의의 인간인 될지...... 안무가 텐 또한 은연중에 ‘레나를 제인과 같은 모습으로 키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 섞인 조언을 한다. 이런 모습에 인간이란 종의 관계성은 끊임없이 쳇바퀴 돌듯 자신의 암울했던 과거를 타인이 반복하고 따르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불온함 속에 자신을 감춰 온 제인, 그리고 그 진실을 파헤치고 복수라는 미명하에 제인을 찾아 온 텐.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행복하거나 환영받은 인물은 아닌듯 싶다. 하지만 겉으론 화려한 조명 속에 자신의 행복과 성공이라는 가면을 덧 씌운째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온당치 못한 불온한 감정은 현대인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지속되며, 소설 속 인물들처럼 과거를 지운 불온한 양면의 얼굴이자 텐에게서 보여지는 외피의 상처자국이 아닌 내적 상처를 지니고 산다.
그것을 이 작품을 통해 생각해 보고, 왠지 마무가 덜 된듯한 여운이 느껴지는 작품에서 이야기속 인물들-진, 레나, 크리스티나-의 미래를 조심스레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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