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의 욕구는 언제나 지적 욕구를 쉽게 이겨버린다.˝ 30p

보통의 독자들은 책을 읽으려면 삶의 일부를 잘라내야 하고,
스스로 책 읽는 훈련을 해야 하며 돈까지 지불해야 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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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는 하이데거의 유명한 말도 있고,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 이야기>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언어를 배우며 인식이 바뀌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다. 이 짧은 에세이에서도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여러 생각이 중첩, 확장되는 재미있는 독서였다.

˝나는 오직 내가 가진 단어 안에서만 이야기 할 수 있을 뿐이다.˝ -48p

˝그래도 희망적인 건, 어떤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50p

독자에게 당신은 어떤 단어는 배제하고 어떤 단어는 염두에 두고 살아갈지 생각해 보라 권유하는 책.

수어를 배우며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나, 미국작가가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쓰게 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한 세계를 학습하는 일임을 다시금 느낀다. 어쩐지 새로운 언어공부를 해볼까 싶다. 이를테면 헵타포트어 같은.






나는 내 세상에 어떤 단어가 없는지 알지 못한다.

 내게 ‘수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전까지 농사회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것처럼, ‘비건‘이라는 단어가 내 삶에 들어오기 전까지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어떤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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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30 1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두파이님 글 읽으니, 단어를 안다는 건 그냥 그 단어를 안다는 것 이상인거 같아요

호두파이 2022-03-30 14:45   좋아요 2 | URL
무신경하다가도 이런 글 통해서 경각심 갖게 되네요. 감사해요 미니님- 따뜻한 단어 곁에 두시는 오후 보내세요~
 

비밀은 희망


비밀은 글을 쓰게 한다.

그러므로 진짜 비밀은 없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비밀과 달리
글로 쓰인 비밀은 울음과 비탄을
마침내 정돈해서 담아내는 까닭에

희망을 향해 달린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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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하기 제일 어려운 상대

나는 하필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못나고 재능 없고 마이너해서,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멋쩍은 사람을 좋아하기로 정해버렸는데, 그건 바로 ‘나‘였다.


어차피 내 주변 덕후들의 사랑도 항상 논리적이거나도덕적인 것은 아니었다. 팬심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지만, 아티스트들은 언제고 사고를 쳐 누적된 사랑을 부끄러운 것으로 만들곤 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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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을 입은 여성들
빅토린 지음 / 스크로파(SCRōFA)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책을 덮고 몇일이 지났는데도 자꾸 생각나는 대목.

시대에 불응한 여성들의 삶, 평탄하진 않았어도 충만했을 삶. 자유를 만드는 삶

이 사회는 낙인찍힌 자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몰락했는지에 관해 시시콜콜 떠들면서 이 유해한 서사들을 퍼트리려고 노력합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자, 자신의 삶을바꾸고자 하는 자의 말로는 쓸쓸하고 비참할 것이라는 무언의 협박입니다. 


사랑받지 못해 외로운 여자… 남성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결국 고독사 할 거라는 저주… 정신병에 걸린 페미니스트들…. 원래 옛날부터 ‘다 그러고 살았다‘
고 회유하는 달콤한 목소리들까지 말이지요. 여기에 출판사스크로파와 함께 모종의 반론을 제시하였습니다. 


반항한 사람들, 시대에 불응한 여성들의 삶이, 비록 꽃밭을 거니는 것처럼 평탄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얼마나 멋졌고 또 얼마나 충만했는지에 대해서 썼습니다.

그리고 이건 모두 자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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