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것들의 도시에는 온갖 잊힌 것들이 깃든다.

고양이도 잊히는 것에 예외 없는데, 오래 머무는 일은 없다고 한다🤭

일러스트도, 글도, 상상력도 아주 멋진 책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고양이가 오랜 시간 잊혀질 일은 절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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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쓸모
과학은 당연히 쓰임이 있는 것 아닌가. 무쓸모한 과학이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시는지. 일반적으로 예술분야에 비견하여 과학은 실용적인 것, 쓸모 있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니 과학자가 쓸모를 논한다면 당연히 과학이라는 학문의 효용이 얼마나 넓은지 혹은 얼마나 오래 전부터인지 얘기할 줄 알았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분야, 예쁜꼬마선충 연구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말한다. 세상사의 이치에서 예쁜 것도 꼬마인 것도 선충이라는 동물도 쓸모있다 말하 어려운데, 이 단어들의 총합, 예쁜꼬마선충만큼은 아니라면서.

*쓸모의 과학

쓸모란 무엇인가. 기초과학분야는 ‘돈 되는‘ 연구가 아닌 경우가 많아 연구비지원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는데 쓸모의 기준은 역시 금전문제일까. 경제적 관점에서 선충연구는 전기차기슬혁신이나 인공지능연구에 비해 쓸모없는 것이 맞다. 그러나 발생과 노화, 유전체 편집기법을 찾는 데에는 예쁜꼬마선충연구가 역할을 한 바가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말한다.

˝얼핏 봐서는 전혀 중요할 것 같지 않은 보잘것없는 것들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쓸모없는 것들이 결국 우리를 구할지도 모른다.˝ 204p

*과학과 인생
염색체는 망가지기를 잘 하며 수선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돌연변이가 다양하게 존재해야 종의 생존에 유리하므로 없애야할 것이 아니다. (단세포의 세포 분열에서 암수교미로 진화한 것도 다양성을 추구하느라 그랬다는 것이다.) 역시나 망가지기를 잘 하는 인간인 관계로 이런 이야기가 단순한 염색체의 얘기로 보이지 않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이리저리 망가져 다양하게 분화하는 것도 인격 성장의 계기가 아닐까말이다.
˝인생이라는 실타래도 매순간 끊길 듯 위태롭지만 결국 어떻게든 이어지고,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159p

세포사멸도 그랬다. 세포가 적시적소에 죽어야 유기체가 정상적으로 자란다는 연구 결과에서도 인생이 보인다. (낄끼빠빠, 적재적소, 중용을 추구하기란 문과생이 특수상대성이론을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힘든 일)


˝연구란, 인류가 알고 있는 지식의 테두리를 송곳으로 조금씩 찔러 넓히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39p

저자의 이 말에 무한히 동의한다. 과학 이외의 분야에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인문학 또한 인류가 알고 있는 인간을 송곳같은 질문으로 조금씩 찔러 여기저기 괴롭혀 보는 일이 아닐른지 말이다.


얼핏 봐서는 전혀 중요할 것 같지 않은 보잘것없는 것들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쓸모없는 것들이 결국 우리를 구할지도 모른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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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의 욕구는 언제나 지적 욕구를 쉽게 이겨버린다.˝ 30p

보통의 독자들은 책을 읽으려면 삶의 일부를 잘라내야 하고,
스스로 책 읽는 훈련을 해야 하며 돈까지 지불해야 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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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는 하이데거의 유명한 말도 있고,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 이야기>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언어를 배우며 인식이 바뀌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다. 이 짧은 에세이에서도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여러 생각이 중첩, 확장되는 재미있는 독서였다.

˝나는 오직 내가 가진 단어 안에서만 이야기 할 수 있을 뿐이다.˝ -48p

˝그래도 희망적인 건, 어떤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50p

독자에게 당신은 어떤 단어는 배제하고 어떤 단어는 염두에 두고 살아갈지 생각해 보라 권유하는 책.

수어를 배우며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나, 미국작가가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쓰게 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한 세계를 학습하는 일임을 다시금 느낀다. 어쩐지 새로운 언어공부를 해볼까 싶다. 이를테면 헵타포트어 같은.






나는 내 세상에 어떤 단어가 없는지 알지 못한다.

 내게 ‘수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전까지 농사회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것처럼, ‘비건‘이라는 단어가 내 삶에 들어오기 전까지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어떤 단어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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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30 1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두파이님 글 읽으니, 단어를 안다는 건 그냥 그 단어를 안다는 것 이상인거 같아요

호두파이 2022-03-30 14:45   좋아요 2 | URL
무신경하다가도 이런 글 통해서 경각심 갖게 되네요. 감사해요 미니님- 따뜻한 단어 곁에 두시는 오후 보내세요~
 

비밀은 희망


비밀은 글을 쓰게 한다.

그러므로 진짜 비밀은 없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비밀과 달리
글로 쓰인 비밀은 울음과 비탄을
마침내 정돈해서 담아내는 까닭에

희망을 향해 달린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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