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린 시절은 어느 정도 상처를 입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상과의 부딪힘 자체가 상처이기 때문이다.라캉식으로 말하자면 상상계에서 상징계로 들어서는 것이 결여를 낳기 마련이고 그것이 상처가 된다. - P115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마음이 힘들어도 시간은 칙칙폭폭앞으로 나아갔다. 아침, 점심, 저녁이 지나면 밤이 왔고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됐다. - P51
나는 선생님의 모니터 바탕화면에 깔려 있던 코믹 재난 영화포스터를 떠올렸다.얼마나 힘들어야 웃음으로 고통을 포장하게될까 생각했고 선생님의 모를 삶과 후회조차 할 수 없게 된 엄마 서정희 씨를 생각했다. - P208
원영이 내게 하라고 말하는 건 먹는 것 자는 것, 행복한 것밖에 없었다.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로도 마찬가지였다."솔아야, 너무 열심히 쓰지 마." - P43
문득 나는 내가 사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처음에는 너무뜬금없고 이상한 감정처럼 느껴졌는데 점점 선명해졌다. 뜻대로된 적은 별로 없지만 나는 사는 게 좋았다. 내가 겪은 모든 모욕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극복해내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 그렇게해서라도 사는 건 좋다. 살아서 개 같은 것들을 쓰다듬는 것은 특히나 더 좋다. -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