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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혁명사 1 ㅣ 한길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34
로널드 사임 지음, 허승일.김덕수 옮김 / 한길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우선 나나미 시오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모두 다 읽은 올해,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사실, <로마인 이야기>의 원제로 씌여 있는 “레스 게스타이”에서 보여지듯, 로마의 건국으로부터 서로마 제국의 멸망에 이르는 통사적인 성격을 띈 작가의 주관이 무척이나 많이 배어 있는 저작이었다.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나 싶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나온 로널드 사임의 <로마혁명사>를 접하게 되었다. 출간된지 80년에 육박하는 책이었지만, 로마사에 있어서 당대 최고의 권위를 가진 저자의 글은 로마 공화정에서 내전기(혁명기) 그리고 과두정을 거쳐 제정으로 나가는 과정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혼란기의 로마 공화정 말기를 붕당정치로 표명하면서, 카토를 중심으로 한 공화정 수호파와 카이사르 붕당으로 분류되는 독재정 혹은 제정이 로마의 향후 정치모델이 될거라는 신념으로 수년간에 걸친 내전기와 카이사르 암살 후 그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결국 로마가 제정으로 가는 길을 열었던 옥타비아누스에 관한 투쟁의 역사를 그리고 있다.
로널드 사임의 시선 중에서 독특한 부분 중의 하나는, 많은 역사가들이 제정을 수립한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에게 대해 호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반면, 사임을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최고 권력에 오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냉혹한 독재자로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우구스투스는 혁명기에 로마에 있어서, 새로운 것보다는 예전의 관습에 더욱 더 매력을 느끼는 로마 인민들의 속성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서 카이사르식의 혁신적인 개혁이 아니라, 제정으로의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해 나간다.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와의 파르살루스 전투 이후, 5년간의 독재관정을 가졌지망 그의 후계자 아우구스투스는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 이래 자그마치 40년간의 긴 치세를 이룰 수가 있었다. 이 긴 치세 기간 동안 아우구스투스는, 뛰어난 정치선동가로서 그리고 최고 권력자(프린켑스)로서 로마의 실제적인 황제와도 같은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2권에서는 아마 혁명기 이후, 아우구스투스 사후 본격적인 제정의 문을 연 티베리우스 황제의 이야기도 다루게 되는 것 같은데 중국의 삼국지에 버금갈 정도로 당대의 많은 영웅들의 활역과 치열하기 그지 없는 모략 그리고 최고 권력을 향한 정치투쟁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