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미스터리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역사미스터리클럽 지음, 안혜은 옮김, 김태욱 지도 / 이다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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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흥미롭다. 일본 역사미스터리클럽에서 출간한 <지도로 읽는다 미스터리 세계사>에는 정말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 법한 전 세계를 아우르는 미스터리들이 잔뜩 실려있다. 어떻게 보면 음모론의 총체라고 해야 할까. 사라진 아틀란티스 대륙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링컨과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 콜럼버스에 앞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중국 명나라 출신 환관 무장 정화 제독이었노라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에게는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마르코 폴로가 실제로 중국에 가본 적이 없었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까지 미스터리 전반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러니 만큼 책읽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오늘 아침부터 시간내서 짬짬이 읽기 시작했는데 하룻만에 다 읽을 수가 있었다. 미스터리의 원인과 이유를 신속하게 분석해 내고, 그에 따른 음모론도 슬쩍 다루고 마지막에서는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노라며 슬쩍 치고 빠지기까지 그야말로 편집의 솜씨가 명불허전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진행에 비해 많은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부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어디선가 한 번 쯤은 들어본 이야기가 아닌가. 나같이 까다로운 독자는 수박 겉핥기식의 그런 구성보다는 좀 더 미스터리의 본질을 꿰뚫는 그런 탐사성격의 글을 원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다양한 소재에, 제목에 나오듯 세계 각국의 지도와 첨예하게 다툴 수 있는 사건에 대한 이미지들을 삽입해서 최대한 충실하게 다루려고 한 점에 대해서는 높이 사고 싶다. 요즘 책에 실리는 이미지에 관한 저작권 이슈를 고려해서인지 대부분의 사진들은 위키미디아 커먼스에서 구한 무료 저작권 사진으로 구성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끈 음모론 중의 하나는 타이타닉 호와 쌍둥이처럼 건조된 올림픽 호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동안 영화 <타이타닉>을 비롯해서 수많은 매체를 통해 처녀출항에서 대서양 심연으로 침몰한 타이타닉 호에 대한 음모론을 들어 보았지만, 보험금 수령을 노리고 일부러 침몰시켰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은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바다에서 오래전 해적들이 숨긴 보물이나 침몰한 해적선을 추적하는 보물사냥꾼 이야기는 들어 봤지만, 사략선 운영을 하다가 직접 해적이 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캡틴 윌리엄 키드 이야기는 생소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에 공범이 있다는 주장과 그 사건에 관련된 보고서들이 2039년에야 공개될 거라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삼국지>에서 가장 핵심적인 전투가 벌어졌던 적벽대전의 위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고, 무려 5개나 되는 후보지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혁명 와중에 탕플 탑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루이 16세의 후계자 루이 17세의 가련한 운명에 관한 이야기도 관심을 끌었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을 일이겠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DNA는 물론이고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까지 해서 가계를 확인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랄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해서 좀 더 깊이 있게 다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미스터리의 속성을 덜 가진 이야기들은 지금대로 가도 좋겠지만, 좀 더 상세한 조사가 필요한 이야기는 또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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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2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재미로 읽으면 좋은데,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진짜로 믿는 사람이 많아서 문제예요. ^^;;

레삭매냐 2016-04-21 16:10   좋아요 0 | URL
기분 전환으로 아주 제격이었습니다. 때로는 가벼운 썰도 재밌는 것 같습니다 :>
그렇죠, 적당한 음모론은 약이지만 맹신은 독일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