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그랜타>라는 문예잡지가 있는 모양이다. 보통의 경우 온라인 무료 서비스를 하는데 여기는 철저하게 유료 사이트로 운영 중에 있는 모양이다. 온라인 기사를 보려면 회원 가입하고 12파운드인가를 내라고 하는데 그 돈이면 책을 한 권 더 사겠다. 그래도 구글의 도움을 받아 십년 주기로 발표하는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들” 목록을 참조할 수 있었다. 어디선가 선정된 작가들이 모여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그런 기획이 참신했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기획조차 못하는 걸까. 한국 문학이 맨날 위기라고 하는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단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랜타>에서는 1983년 이래 매 십년 주기로 40세 이하 20명의 신진 작가들을 선발해서 소개해 오고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인터넷 현대영국작가사전을 참조해서 나만의 목록을 만들어봤다. 그동안 모두 7명의 작가의 책 8권이 소개되었는데 그중에 세 권은 또 절판되어 구할 수도 없게 됐다. 이들은 모두 영어로 작가 수준의 책을 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국인 영국은 물론이고, 호주와 역시 세계 최고의 시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미국도 아우를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이번에는 모두 20명 중 12명의 여성작가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다수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그 외에도 중국, 나이지리아, 가나, 미국, 방글라데시 그리고 파키스탄이라는 전 세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진정한 의미에서의 다국적군의 형세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십년 전인 2003년에 이름을 올렸던 제이디 스미스와 애덤 써웰이 다시 등장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번 심사위원으로는 그랜타 리스트에 두 번 올랐던 애덤 마스-존스, 가즈오 이시구로 그리고 앨 케네디가 심사를 맡았다. 그 외에도 비평가 스튜어트 켈리와 소설가 로메시 구네세케라가 포함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명단이 발표되고 나서 말들이 많았지만, 다음의 주목할 만한 작가들이 40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제외된 점도 아쉽다. 그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차이나 미에빌(China Miéville), 모신 하미드(Mohsin Hamid), 레이나 다스굽타(Rana Dasgupta), 히샴 마타르(Hisham Matar), 스칼렛 토마스(Scarlett Thomas).

 

이 중에서 내가 사서 읽은 책은 샤오루 궈의 <연인들을 위한 외국어 사전>이고, 어제 헬렌 오이예미의 <이카루스 소녀>를 사들였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적게 찍은 책들이 잘 팔리지 않으면 바로 바로 절판시켜 버리기 때문에 그래서 책은 나왔을 때 바로 사야 하나. 이제 도서정가제 때문에 구간이라고 해도 할인율이 없기 때문에 천상 중고서점을 이용하는 수밖에. 하긴 새책도 중고서점으로 사지.

 

다음은 그랜타 리스트에 오른 작가 중에 최근에 나온 작가 애덤 써웰의 신간에 대한 이야기다. 제니 페이건의 책 <파놉티콘>은 알고 있었지만, 애덤 써웰이 책 <나의 포르노그래픽 어페어>란 희한한 제목을 달고 출간됐다고 한다. 원제는 <Politics>인데 어쩌나 이런 제목을 가지게 되었을까. 원서의 표지도 양파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는 사진인데 반해 국내 출간작의 표지는 상당히 도발적이다. 게다가 성인인증까지 받아야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야하길래!

 

자그마치 2003년에 나온 책이라고 하는데 13년이 지나도 아직 우리가 소화해 내기란 역부족인 모양이다. 나는 지금 미즈바야시 아키라의 <멜로디>를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애덤 써웰의 책부터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오늘 중으로 주문장을 날리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숲에올빼미란 출판사에서 거진 2년만에 나온 신간인데 정말 소개가 안된 모양이다. 세일즈 포인트를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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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18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싱싱한 정보 아주 좋습니다. 이 글 찜합니다. ^^

레삭매냐 2016-03-18 17:57   좋아요 0 | URL
싱싱하다니요 ㅋㅋㅋ
자그마치 3년 전의 정보랍니다.

제가 요즘 새로 관심을 튼 부분에 대해
조사하다가 알게 된 거지요.

오늘 결국 애덤 써웰의 소설 질렀습니다.
421원 들여서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