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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 - 와세다 대학 탐험부 특명 프로젝트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강병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기대해 마지않던 다카노 히데유키의 작가 데뷔작이라는 <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서>를 읽었다. 이미 읽고 있던 책들이 있었지만, 그런걸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살다 보면 스케줄 변경은 다반사이지 않은가 말이다. 알라딘에서 받은 적립금으로 출간이 되기도 전에 주문을 날렸다. 그리고 책을 받자마자 그야말로 익지도 않은 생쌀을 씹듯 그렇게 허겁지겁 다카노가 풀어내는 환상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어쩌면 황당무계하기 그지없는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일본 와세다 대학교의 탐험동아리에서 시작된다. 동아리 모임에서 충동적으로 읊어낸 콩고 드래곤 프로젝트(Congo Dragon Project:CDP)가 다카노 히데유키의 노력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한다. 다양한 군상의 캐릭터들이 탐험대에 모여 들면서, 모양새가 갖추어지자 탐험에 필요한 기자재 등을 협찬(?) 받으면서, 콩코 텔레호(Lake Tele)에 출몰한다는 괴수 모켈레 무벰베를 찾기 위한 괴짜들의 모험담이 펼쳐진다.
당시 일본과 국교가 없던 콩고에 들어가는데 어찌 아무런 에피소드가 없겠는가. 콩고 정부에 공식적으로 탐험을 요청하는 편지를 쓰고,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는 과정 가운데 그들의 뜨거운 열정들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아, 역시 젊음이란 이래서 좋은 걸까. 이십대 초반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들이 세운 계획들을 밀어붙이는 그들의 모습과, 취업이라는 지상명제와 싸우고 있는 우리네 대학생들의 그것이 씁쓰름하게 교차되고 있었다.
모두 해서 9명의 동아리 CDP 멤버에 두 명의 사회인 멤버들까지 총 11명(피그미족 사진을 찍으러 간 스즈키 씨 제외)은 마침내 콩고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아 목적지 콩고의 텔레호를 향해 출발한다. 물론 목적지까지 가는 데만도 숱한 어려움과 험난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는걸 불문가지다. 어렵사리 배운 링갈라어와 프랑스어는 탐험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히데유키의 다른 책 <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에도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조하시도록.
수생생물 무멤베를 찾기 위해 최심첨단 장비들로 무장한 일단의 일본인 그룹은 마침내 역경 끝에 텔레호에 도착을 해서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무벰베를 찾기 위한 24시간 감시체제를 돌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40여일이 지나도록 무벰베의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식량이 떨어져서, 야생동물 동물들을 사냥해서 먹고 사는 본말전도의 서바이벌 게임에 돌입하게 된다. 게다가 말라리아에 걸린 멤버들이 속출하고, 가이드들은 반항하고 식량을 삥땅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지만, 탐험대의 리더 다카노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탐험대원들 하나하나를 생각해야 하는 리더로서의 고독한 위치에서, 얼토당토않게 콩고의 정글 속에서 원시시대로 돌아가 원숭이와 호수의 물고기들 심지어는 고릴라까지 잡아먹게 되는 그런 상황 가운데 그의 고뇌가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위기들은 히데유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뭐 어떻게든 되겠지~로 극복해낸다.
자, 이쯤에서 그들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겠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들이 정말 콩고에 가서 찾고자 했던 “모켈레 무벰베”였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사실 괴수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었을까? 이십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앞으로 그들이 속해 살아가게 될 정형화된 사회에서 평생에 다시없을 기회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한계를 알아보기 위해 이역만리 콩고에까지 갔었던 게 아닐까 하고 내 멋대로 추측해 본다.
자신들의 목표가 무산되자 그들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텔레호 주변의 자연을 촬영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다시 보아 마을로 돌아와, 장로 보베와의 모켈레 무벰베를 찾지 위한 마지막 노력은 그야말로 두 사람의 선문답처럼 들린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모하다고 웃으면서 넘길만한 주제를 가지고 이토록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추진했던 팀의 리더 다카노 히데유키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다카노 히데유키의 “모켈레 무벰베”(콩고 말로 무지개라고 했던가)를 찾는 탐험이 계속되길 기원해 본다.
※ 내가 찾은 오탈자
1. 게속 → 계속 (129페이지)
2. 전염 → 전념 (257페이지)
3. 맥시코 → 멕시코 (257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