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풀어쓴 성경 - 원문의 음성을 오늘날의 목소리로 살려낸 번역과 메시지 풀어쓴 성경
강산 지음 / 감은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신학과 성경 관련 서적들을 읽고 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그동안 소설과 역사책들을 주로 읽어 왔는데 이 분야에는 도전한 적이 없어서 마치 신세계가 열린 듯한 느낌이다. 우선 아예 모르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 접근성이 좋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모르고 있거나 미진했던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의식이 생긴다고나 할까. 어쨌든 새로운 영역을 만나 좋다는 이야기다.

 

4월초에 도서관에 갔다가 가벼운 기독교 관련 서적을 빌리는 김에 신약 가운데 하나인 <사도행전>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사도행전, 풀어쓴 성경>을 빌렸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 반납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책을 펼치게 됐다. 아니 근데 이건 진짜 쌩 <사도행전>이었다. 교회 사역도 하는 강산 저자가 헬라어 원전과 기타 자료들을 섭렵해 가면서 새로운 번역을 시도했다는 거다. 기존의 성경들은 헬라어 지명과 인명들을 이상하게 바뀌어놔서 도무지 알 수가 없게 만들어 놨다. 일단 그런 점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누가로 알려져 있다. 원래 이 책은 공관복음 중의 하나인 <누가복음>과 한 권의 책이었다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이후, 베드로와 바울을 중심으로 한 사도들의 행적을 다룬 역사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우선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배신하고 죽은 가룟 유다를 대신해서 새로운 사도로 맛디아를 제비뽑기로 선출한다. 그리고 사도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앞서 세 번이나 배신했던 과거를 가진 베드로의 변신이 눈부시다. 나중에 바리새파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말하는 것처럼, 갈릴래아 출신 어부 베드로가 성전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해 설교하는 장면은 배움 없는 이가 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의 것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간 순교 이후, 첫 순교자는 초대교회 7명의 사역자 가운데 한 명으로 임명된 스테판이었다. 그가 순교하던 곳에 사도행전의 후반부를 책임지게 될 사울(사도 바울)이 있었다. 타르수스 출신 바리새파 유대인이었던 사울은 태생부터 로마 시민권자였고, 유력한 유대지도자 가말리엘의 제자이기도 했다. 젊은 지식인이었던 사울은 기존의 유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을 박해하는데 앞장서는 그런 인물이었다. 크리스천들을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가는 도중에 사울은 성경에 등장하는 가장 극적인 회심의 장면을 보여준다. 바리새파 지식인 사울이 그 누구보다 앞장 서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 바울로 변신한다.

 

그 앞에서 초대 교회에 있던 헬라인(이방인) 신자들과 유대계 신자들의 갈등에 대해서도 사도행전은 언급하고 있다. 훗날,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두 집단은 격렬하게 충돌하게 된다.

 

예루살렘에서 출발한 기독교는 사도들을 중심으로 유대와 사마리아 땅으로 복음전파를 시작한다. 특히 사마리아에서 필립은 왕성한 선교활동을 전개했다. 이 소식을 들은 베드로와 요한이 가세해서 사마리이 선교에 나서기도 했다. 사도들의 기적과 이사를 곁에서 본 마술사 시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이들의 선교 활동 가운데, 마가복음의 저자로 알려진 마가 요한과 만나 같이 선교를 하다가, 갈등하고 결별하는 과정도 볼 수가 있었다. 얼마 전에 마가 요한을 주인공으로 한 <알렉산드리아의 사자>란 책도 알게 되었는데,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도행전에는 몇몇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들을 찾아볼 수가 있다. 우선 초반 유대인 선교에서 이방인 선교로 전환하게 된 지점 그리고 바울이 성령님의 인도로 아시아가 아닌 서방의 마케도니아로 선교의 방향을 틀게 된 지점들이다. 이 두 가지 지점은 유럽 세계가 기독교화 그리고 기독교가 단지 유대 지방을 넘어선 세계종교화로 가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1차 전도여행 가운데 킬리키아 지역의 뤼스트라 지역에서 걷지 못하던 이를 걷게 만든 이적을 바울과 그의 동역자 바나바가 보여주자, 사람들은 그들을 헤르메스와 제우스로 부르기도 했다. 선교에 있어,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 이런 기적과 이사야말로 가장 확실하면서 빠른 선교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한편, 이방인 선교 가운데 가장 문제로 대두된 것이 바로 유대인만들의 고유 의식이었던 할례였다. 유대계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방인들도 반드시 할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서방의 우상숭배 문제와 제례 의식에 사용된 부정한 고기 섭취에 대한 문제가 핵심 논쟁 가운데 하나였다. 그래서 초대 인사들은 예루살렘 공의회(A.D. 48-50)를 개최해서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기로 결정하고, 이방인 선교의 핵심이었던 바울과 바나바도 참석하기에 이른다.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이자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 가운데 하나였던 야고보는 이 자리에서, 새로 기독교도가 된 이방인들의 할례를 면해주는 대신, 우상숭배의 금지와 제례에 사용된 고기의 섭취를 삼갈 것 그리고 음행들을 멀리할 것을 결의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이방 선교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됐다. 유대인의 민족적 정체성이나 토라에서 규정한 율법을 따르는 것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의회의 판단이었다. 이것은 초기 예수 운동에 날개를 달아 주는 획기적 결정이었다.

 

바울의 전도여행 파트너는 계속해서 바뀌었다. 1차 전도여행에서는 바나바가 동행했고, 2차 전도여행에서는 실라와 티모테가 함께 했다. 바울 선교의 가장 큰 적은 각처에 자리잡은 바리새파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울 일행을 공격했고 물리적 위해를 가하기도 했다. 바울과 동역자들에게 매질과 투옥은 일상이었다. 어디서는 돌을 맞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사명을 붙들고 그들은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들을 반기지 않는 곳들에 대한 방문을 이어갔다.

 

사도 바울의 가르침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은 먼저 그의 주장이 당시 그리스와 소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던 로마 제국의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혁명적 사상이라는 이유를 들어 바울을 로마 법정에 고소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두려움의 본질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기존 유대 율법으로 만들어진 그들만의 종교, 사회적 질서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를 들어 바울을 산헤드린과 로마 법정에 세웠지만,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던 바울은 기독교 변증의 과정을 피력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 보였다. 카이사리아의 총독 펠릭스는 단지 종교적 신념의 차이였다며 바울이 죄가 없다는 말을 남겼다.

 

로마시민권자로 로마 황제의 최고 법정에 항소한 바울은 카이사리아에 투옥되어 있는 동안, 골로새서, 빌립보서, 에베소서와 빌레몬서 같은 각지의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서신들을 작성했다. 나중에 몰타와 시칠리아를 거쳐 로마에 가서는 가택연금을 당해 있었다. 그동안에도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교류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했다.

 

전승에 따르면 바울은 네로 황제 시대에 로마대화재 사건 이후, 서기 64년에 체포되어 64/65년에 처형되었다고 한다.

 

사도 바울의 동역자로 그와 함께 선교 여행을 함께 하면서 기록한 누가가 기록한 '사도들의 행전'을 다시 읽으니, 그간에 알고 있는 부분들을 다시 확인하고 보정하는 그런 계기가 된 것 같다. 초기 기독교 발전에 있어 중요한 부분들ㄹ을 원전으로 만났으니 이제 다음 차례는 당시 기독교 복음의 전파 중심인물인 바울에 대한 책도 만나봐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절판된다고 해서 얼마 전에 부랴부랴 마련해 둔 파울라 프레드릭슨의 <바울, 이교도의 사도>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뱀다리] 성경의 기록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편집'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여러 책을 통해 알게 됐다. 강산 저자도 아마 예외는 아닌 듯 싶다. '공간 이동'이라는 해석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헬라어 원문과도 많은 차이가 나지 않나. '성육신'이란 표현도 마찬가지고. 21세기도 이런 성경에 대한 '편집'이 시도되는데, 성경이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1세기 경에는 얼마나 많은 편집이 들어갔을지 의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