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 로베르 앙텔므

 

오래전부터 중고서점에 나오길 기다리고 있던 책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린비 출판사에서 나온 로베르 앙텔므의 <인류>.

 

3년 전에 나온 책이었는데, 기다린 끝에 마침내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다.

 


1937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독일 내 최대 강제수용소였던 튀링겐 주 바이마르 시 외곽에 위치한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프랑스 레지스탕스 로베르 앙텔므의 기록이 바로 그의 유일한 저작 <인류>다.

 

2차세계대전 말엽, 프랑스에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던 앙텔므는 체포되어 부헨발트로 이송되었다. 다행인지 부헨발트는 폴란드 땅에 있던 아우슈비츠 같은 절멸수용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용소 내의 인권 상황은 아우슈비츠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치 친위대는 정치범인 로베르 앙텔므와 동료들을 독일 형사범들과 함께 수용했다. 수용소내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그들에게 친위대원은 가히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의 생사여탈을 마음 대로 정할 수 있는.

 

부헨발트 수용소를 검색하다가 어느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독일을 점령한 연합군이 전쟁 기간 동안 나치 독일이 절멸수용소에서 저지른 끔찍한 범죄를 영화로 보여 주니, 대다수 독일 사람들이 연합군의 조작이라며 관람을 거부했다고 했던가. 결국 부헨발트 수용소로 도보로 걷게 해서 현장을 보여준 뒤에야 비로소 진실을 접할 수가 있었다는 장면에서는 가히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로베르 앙텔므는 <인류> 한 권으로 프리모 레비의 그것과 더불어 증언문학의 기념비적인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부터 거북이걸음으로 읽어 볼 계획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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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8-09-18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년을 기다리신건가요? 대단!! ^^ 제노사이드, 수용소 관련 책들은 두께와 상관없이 정말 느리게 느리게 읽히더라구요.ㅜ.ㅜ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요 책은 몰랐는데 보관함에 넣어둬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18-09-19 09:22   좋아요 0 | URL
아니 나온 다음에 3년이나 기다린 것은 아니구요...
한 몇 개월된 것 같아요. 기다리고 있었죠 !

네 말씀대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네요. 사실 그렇게
술술 읽히는 책도 아니구요. 그래도 오래 기다린 책
이라 꾸준히 읽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