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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로 못질할 만큼 외로워!
마쓰히사 아쓰시.다나카 와타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색적인 제목에 책을 보고서 웃었다. 참 제목도 독특하다. 거기에 코끼리의 코와 표지디자인은
심상치않은 내용일꺼라고 내게 암시를 건다. 오래도록 소설을 읽지 않았다. 그래서 쉽게 읽어지지
않았다.
요즘 경제서적과 실용서위주로 독서를 하다보니 소설을 차분히 앉아서 흡수한다는게 어찌나 어색
하던지 적응하는데 적지않은 시간과 자세를 잡고서 주인공 마키에처럼 좌충우돌 책속에서 헤매고
다녔다.
마키에처럼 과거로 갔다가 미래로 갔다가 다시 현실로 쿵 떨어지다가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덧
마키에는 행복한 미하루와 팔짱을 끼고 자랑하고 있었다. 이 책의 버전으로 느낌을 풀어나가봤다.
일본작가의 책이라 색다른것인지 소설에 적응하랴 독특한 줄거리 전개 확인하랴 흔한말로 드라마
는 여자는 잘 이해하는데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속설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잠시 몇줄 놓치
면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어~, 어~, 아까 주인공들이 만나는것까지는 봤는데 어디로 갔지? 뭐야 또 다른 주인공들이 나오
네? 연극무대인가? 이건 뭐지? 시험공부하듯이 굉장히 심각하게 자리잡고 소설책 본것도 참으로
오랫만이다. 참으로 긴장과 웃음으로 강약 조절을 해가면서 독자를 이야기속으로 몰입시키는 작가
의 유쾌한 연출력과 신선한 상상력에 감탄을 한다.
중반을 넘어서는 마키에와 미하루가 되어 그들이 거니는 거리를 갔이 걷고 그 꽃집을 들어가서
꽃을 살까 냄새도 맡아보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친근감을 안겨주는 귀여운 우리의
주인공들에게 푹 매료되었다.
마치 겨울연가의 최지우와 배용준을 보는듯한 기분과 장거리 마라톤 만틈의 체력전이 요구되는
그들의 심리전과 기싸움은 참으로 연애는 젊을때해야하는 것이야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한다.
늙어서 심리전 잘못하다가 정말 병들어서 일어나지도 못한다. 연애하다가 생기는 오해, 풀릴때까
지 끈질기게 살아남아야하니까 혼자 홧병에 부득부득 가슴치다가 진짜로 가버리면 누구(?)에게만
좋은일 하는거 아닌가?
난 미우라 아야꼬라는 일본작가를 좋아했었는데 개성이 참 강한 작가라는 느낌을 가진다.
솔직하게 이번에는이라는 향단이같은 료코의 마지막 주선에 결국 소워성취하는 마키에와 미하루
에게 나도 예쁘게 잘 살아라하면서 기분좋게 책을 잘 덮었다. 춘향이보다 더 상큼발랄한 마키에와
이도령보다 더 숫기없고 순진한 미하루,
방자보다 더 잘생기고 매력적인 료헤이가 등장하는 이 소설은 두커플다 해피엔드로 끝내면서 막을
내린다.
읽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색다른 책이라 생각하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보기를 권해
드린다. 먹고 살기 바쁘신 분들은 그냥 하시던대로 실용서와 전공서적을 보시는게 속편하지 않을
까싶은데 그래도 보시고 싶으실때는 40분 공부하고 쉬는 시간 10분에 이 책을 보세요. 두뇌에 웃음
과 휴식을 줄겁니다. 뒷부분에서 눈물을 흘리실지 모르니 수건도 준비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