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눈 데이지' (Ox eye daisy), 혹은 '불란서 국화'로 불리우는 꽃입니다.
서양에서는 '사랑한다(She(He) loves me)', '사랑하지 않는다(She(He) loves me not)'를 말하면서 꽃잎을 한장 한장 떼어내며 사랑점을 치는 꽃으로 많이 사용된다고 하죠. 마지막에 남은 꽃잎이 사랑에 대한 해답을 줍니다.. 마지막 남은 꽃잎에서 '그녀가(그가) 나를 사랑한다',가 나오면 말도 안되는 미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들도 한 두번씩 이 꽃잎을 떼어내던 경험이 있으시지 않나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 꽃은 홀수 잎이기 때문에 '사랑한다'로 시작하면, 마지막이 '사랑한다'로 끝난다는 사실..ㅋㅋ)
'애정의 확인'이라는 테마로 사진을 찍고 생각하다 보니, 문득 기리노 나쓰오 여사가 쓴 [로즈가든]이란 단편집에 나오는 다음 구절이 생각납니다. (정확히는 이 단편집의 <혼자 두지 말아요>라는 세번째 단편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이런 것도 따지고 보면 애정을 확인하는 일인데, 왜 미야시타의 부탁은 단칼에 거절했을까? 답은 간단했다. 배신당한 애정은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진짜 애정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야시타는 가장 알기 힘든 것을 알고 싶어했다.
(기리노 나쓰오, [로즈가든] p.123)
배신 당한 애정은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진짜 애정은 확인하기 어렵다..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네요.
산전수전 다 겪어 보아서, 이제는 인생을 꿰뚫어 볼 것 같은 기리노 나쓰오 여사 다운 문장이라, 읽을 당시에도 마음 속으로 밑줄을 그어 두었던 말입니다.
불란서 국화 잎을 하나하나 뽑아서 쉽게 진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기리노 나쓰오 여사의 국내 번역 작품은, [물의 잠 재의 꿈]을 제외하고는 모두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절판된 [리얼월드]도 운좋게 새것으로 구했지요)
그래서 아직 읽지 못한 [물의 잠 재의 꿈]이 궁금합니다.
읽으신 분들, 어떻습니까? 다른 작품과 비교해서 괜찮나요??
그리고 아직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나쓰오 여사의 작품들도 궁금하네요~.
이 작품에 대한 제 리뷰는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 주세요~
http://blog.aladin.co.kr/722392126/5522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