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새로운 한 해가 밝아왔다.. 연말과 연초에 여행을 다녀와서 마음의 여유와 에너지를 재충전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추운 서울의 날씨 때문인지 다시 마음이 움츠러드는 듯 하다. 마음에 따뜻한 정서를 전해주는 책들을 읽으면서 포근한 느낌으로 이 계절을 나고 싶다. 

 <당신의 스무살>, 김봉규 작 / 시공사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박완서, 이해인 외 / 21세기 북스 

 

 

 

 <집나간 마음을 찾습니다>, 정민선 작 / 시공사 

 

 

  

 <그림너머로 여자를 말하다>, 강은진 작 / 케이펍  

 

  

 

    

 <문학의 즐거움>, 정제원 작 / 베이직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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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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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눈에서 희망을 배웠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진 속 아이들의 눈빛은 하나같이 해맑게 빛나고 있었다. 그들의 영롱한 눈빛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오랫동안 눈을 맞추게 하고 마음이 모른 체 할 수 없게 만든다.
 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 근무하는 작가가 직접 현지에 가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바를 기록한 글을 통해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동유럽의 굶주린 아이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아, 내가 얼마나 무지했었나. 그들의 가난과 배고픔, 상처들을 얼마나 모르고 살아왔는지.. 나만의 행복을 쫒아 다른 이들의 아픔에 대해선 너무나 모른 체 하고 살아온 것에 대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런 가슴 찡한 감정들도 그들에게 마음을 전해주는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책을 읽은 후에만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일회성 감정이 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해 본다.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
 입사할 때도 ‘여전히 터무니없군’이라고 중얼거렸지만, 역시 ‘그래서 멋있군’ 하며 지원을 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세상은 절대 쉽사리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하지만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바뀌는 것은 오로지 진심만 믿고 우직하게 바보짓을 해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나마 사람다울 수 있었던 건 앞서 간 바보들이 한평생 미련한 짓을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바보 덕에 그나마 오늘 우리는 조금이나마 사람 냄새 나는 세상에 사는 게 아닐까.(p.324)

 ‘당신은 바보 아닌가요’ 라고 묻는 작가의 말이 내 마음에도 여운을 남기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추운 날씨와는 상관없이 모두들 조금씩 들떠서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꿈꾸지만.. 이런 날일수록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는 훈훈하고 평화로운 크리스마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질적인 도움이 있기 전에 함께 걱정해주는 마음과 따뜻한 진심의 위로가 무엇보다 먼저 선행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작은 마음과 정성이 모여 조금씩이라도 그 꿈에 더 가까워 지기를 희망한다.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이 책을 통해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된 듯 하다.
 아이들의 눈에서 읽을 수 있는 희망이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마음과 손길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나도 너희들을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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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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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에서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감을 전해주는 책을 만났다.

 <사는 게 참 행복하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행복은 뭔가 대단한 게 아니라 나의 일상 틈틈이, 많은 부분 그냥 놓치며 지나가는 것들에게서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거라는 자명한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태어나서 줄곧 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시골에서의 삶을 동경하게 되곤 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자연 속에서 살면서 직접 온 몸으로 느끼는 생생한 정취는 며칠 쉬러 가는 여행지에서 느끼는 마냥 편안하고 즐겁기만 한 감정과는 많이 다를꺼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그 다름이 낯설어서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책을 통한 간접 체험만으로 시골에서의 삶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해도, 짧은 에피소드마다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 여운이 함께하는 뭔가 포근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소박한 시골생활의 일상과 인생살이에 관한 기쁨, 쓸쓸함, 깨달음, 행복감들이 진하게 묻어나는 글들과 책 중간중간 고즈넉한 풍경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와는 달리 왠지 그곳의 시계는 좀 더 천천히 흘러가고 있을 것만 같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은 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더 넉넉한 인심과 따스한 관심을 갖게 할 듯 싶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때 부담없이 편안하게 읽어보기 좋은 책, 마음이 편안해지는 따뜻한 이야기들과 마주 하다 보면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으로 마음의 휴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밤공기를 크게 들이마셧다가 몰아서 내쉰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웃고 울고 쓸쓸해하고 그리워하는 일이 이와 같다. 그러나 나는 만사가 이와 같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낮달은 밤의 마술에 빠졌다가도 낮이 되면 깨어나는 불멸이니까. 내일이면 하늘의 선물처럼 새로운 낮달이 다시 나올 테니까. 사는 건 이처럼 행복한 일이다.’ (p.237)

 사는 게 참 행복하다. 이 책을 만난게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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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여긴 지금 새벽이야>, 김신지 작 / 한길사 

 

   

 

 <공지영의 지리산행복학교>, 공지영 작 / 오픈하우스

  

 

 

 <히말라야, 바람을 닮다. 바람을 담다>, 김영실 작 / 서해문집

  

 

  

<한알의 밀알이 죽지 않으면>, 앙드레 지드 작 / 나남출판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 루프레히트 슈미트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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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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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의미와 인생의 해답을 찾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산티아고 순례길.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읽으면서 마음은 이미 산티아고로 향하는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다. 550페이지에 달하는 꽤나 두툼한 책 안에는 스페인에 대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스페인의 역사, 정치, 문학, 미술, 건축, 문화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여행기는 이미 세계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여러 나라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태양과 열정의 나라로 알고 있던 스페인이 그렇게 오랜 가톨릭의 역사를 갖고 있고 그만큼 생활 속에 종교가 깊숙이 파고든 나라였다니,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종교적 구원을 찾기 위해 그 길을 찾고 있는지 알 듯도 하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나는 안다. 돌아오는 사람 떠나가는 사람의 감정이 쌓일 대로 쌓여서 그 곳에만 가면 어쩐지 반가움도 더 부풀려지고, 아쉬움도 더 부풀려지는 듯 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곳이 이 세상에 있음을.’

 이런 서두로 시작되는 이 책은 산티아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책장을 넘기게 한다. 하지만 쉽게 읽히는 여행에세이는 아니다. 산티아고, 그 길을 느린 템포로 걷고 있는 작가의 여정과 함께 하면서, 간간히 곁들어진 사진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니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주를 이루는 에세이가 아니라 깊이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 여행에세이여서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책을 읽다보면 노작가가 왜 그토록 스페인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 노벨문학상 후보에 자주 거론되는 세스 노터봄이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내 여행의 목적은 그 나라의 본질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라며 제주도를 꼭 여행하고 싶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전 세계를 돌며 문학작품을 쓰는 그가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어떤 느낌과 정서를 가지게 될지 궁금해진다. 스페인에 가졌던 애정만큼이나 따스한 시선으로 제주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세스 노터봄은 ‘산티아고 가는 길’은 한마디로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신과 직면하는 일이라며 그만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고된 여정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여행은 질러가는 길이 아니라 둘러가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산티아고 가는 길>, 이 책 한 권으로 맛 볼 수 있는 스페인 기행과 더불어 알차고 깊이있는 해박한 지식도 함께 만날 수 있어서, 책장에 꽂아두고 오랫동안 소장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열렬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끊임없이 걸으며 고행을 감내해야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궁금해진다. 그 길의 끝에선 진정한 생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인생을 순례하는 길.. 그 길을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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