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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데이즈>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파인 데이즈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기웅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감성적인 소설 네 편을 읽었다.
 <Fine Days>가 그냥 가볍게 읽히는 일본 트렌드 소설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깊이가 느껴지고 읽는 이의 감성을 잘 헤아려 차분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아니 그렇지 않은 일들이라 해도 소설의 이야기들을 통해
내가 지나왔던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읽는 이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여러 의미를 갖게 하는 내용들은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런 이유로 <Fine Days>에 수록된 <Yesterdays> 는 2008년도에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인기를 얻었으리라 생각된다.
 시한부 생을 사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지나간 시간 속 아버지의 첫사랑을 찾아나선 아들과 시간이 많이 흘러 갑작스레 옛 연인의 소식을 접하게 된 아버지의 첫사랑이 만나 영화속에서 어떤 섬세한 심리를 그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로도 만나보고 싶은 작품이다.    
<Fine Days>, <Yesterdays>,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 <Shade> .. 4편 모두 감성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 분명 존재했을 ...... 당신만의 어느 멋진 날은 어느새 수많은 ...... 어제가 되었다...’
책 표지에 남겨져 있는 이 말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본다.
 이미 지나가 버린 날들이라 해도, 그대로 소중히 간직할 수 있다면 아쉬울 것도 없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여겨진다. 소설 속 인물들이 그러하듯이.. 과거는 과거로 그저 오롯이 남겨놓을 수 있어 아름다운 거겠지.
 지금 내 곁에 사소한 일상들도 시간이 흐르면 수많은 어제들 중 하루가 되겠지만, 그저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 아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질 수 있도록 내 시간을 가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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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먼로의 죽음>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음악가이자 연기자이자 글도 쓰는 만능 재주꾼 닉 케이브.. 다방면으로 예술적 감성과 재주를 타고난 그가 쓴 소설은 그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버니 먼로는 방탕한 생활로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과 함께 집을 떠나 도로에서 화장품을 판매한다. 엄마를 잃은 충격과 슬픔으로 힘겨울 아들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에서 또 다른 난폭한 어른의 세계를 만나게 되지만, 아직 순수한 마음을 지닌 아이는 형편없는 아빠를 그래도 사랑한다. 폭력과 욕설과 섹스가 난무하는 어른들의 세계가 그대로 어린 아이에게 노출이 되도록 아들을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성욕만 채워나가려 하는 버니 먼로는 쉽게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이다. 시종일관 음란하고 외설스러운 농담을 입에 달고 사는 버니 먼로의 삶은 씁쓸하면서 코믹하기도 하다.

 하지만 버니 먼로가 어린시절 그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성장하면서 옳지 못한 행동들을 배웠던 과거를 회상할 때는 한편으로는 연민이 들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버니의 아들도 버니 먼로와 같은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싶어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마음에 담아야 할 말이 “ 당신의 자녀는 결국 당신을 닮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일 것이다. 이 말을 버니 먼로에게 해주고 싶었다. 아들이 자신과 같은 난봉꾼이 되는 걸 그도 원치 않았을 테니.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버니먼로는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에서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회상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모두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너무 늦어버린 듯하다. 자신을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버니 먼로는 ‘착하게 살기엔 세상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남긴 채 눈을 감는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한 4일간의 마지막 여행은 그들에게 어떤 시간으로 남겨지게 될까.
버니 먼로는 죽음 직전에 마음으로 자신이 잘못한 사람에게 스스로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에 구원을 받고, 아들은 시간이 많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아빠가 처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함께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여기고 싶다.

 아빠마저 잃어버린 상황에서 주변의 도움을 마다하고 허리를 쭉 펴고 스스로 일어난 버니의 아들은 이미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말고 아빠와는 다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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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티벳의 쪽빛 하늘을 만나고 싶다. 

  글로 풀어낼 수도 그림으로도 완벽하게 담아낼 수도 없다는 티벳의 쪽빛하늘은 책 안에서

소개된 몇 장의 사진만 보고서 당장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과 소박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고, 현진 스님의 따뜻한 글들은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하고 틈틈이 비어

있는 마음을 채워준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으며. 그

질문은 곧 깨달음으로 이어져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한 살아가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되짚어 주니, 얼마나 고마운 책인지..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지만, 종교와는 상관없이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힘든 일

을 겪을때마다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책인 듯 하다.

 책 속에서 전하는 모든 이야기들이 보석처럼 소중히 여겨지고, 특히나 소유와 욕망을 내

려놓고 만족하고 감사할 때 행복하고 유쾌한 인생을 살게 된다는 이 평범한 이치를 분명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티베트 사람들은 깃발에 기도문을 써서 그것들을 바람에 나부끼게 하면서 이렇게 기원한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행복과 행복의 원인을 갖게 되기를.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고통과 고통의 원인에서 해방되기를.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즐거움과 즐거움의 원인을 갖게 되기를.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좋아함과 싫어함에서 벗어나 평안에 이르기를.”


어차피 삶은 불편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마음이 편해지고 위로를 받는다.

내가 그러했듯이, 다른 이들도 이 책을 읽고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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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러스트>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메리칸 러스트
필립 마이어 지음, 최용준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커다란 녹슨 대못과 주변에 떨어진 녹가루들이 비주얼로 등장하는 표지.. 책의 제목과 표지의 비주얼만 보고는 선뜻 마음을 빼앗긴 책은 아니었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의 명언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만약 인간에게 영원한 자각이 없다면....... 만약 모든 것의 뒤에 헤아릴 수 없고, 만족할 줄 모르는 공허가 숨어있다면 삶이란 절망 그 자체이지 않겠는가?’

 이 글과 관련하여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책장을 넘겼다.

 아무래도 번역작품이다 보니, 세세한 감성적 표현보다는 서사적이고 간결한 문체를 이루고 있어 다소 딱딱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꽤나 긴 장편소설임에도 어렵지 않게 쉽게 읽혀졌다.

 이 소설은 1970년대 이후 철강산업의 몰락으로 폐허로 변해버린 작은 도시, 부엘을 배경으로 한다. 가난과 절망이라는 환경적 요인으로 주인공 아이작과 포는 꿈을 잃고 살아가다가 우연히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아이작 대신 친구를 위해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들어간 포와 고민 끝에 결국에는 자수를 하게 되는 아이작을 통해 우정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피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방황하고 고뇌하는 주인공들에게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고.. 그 방황과 고뇌가 꿈과 함께 성장해야 할 젊은이들에게 닥친 상황이라 읽는 내내 더 마음이 불편하고 아팠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미 녹슬어버린 못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국엔 지난 시간을 반성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기에 인간의 삶은 아프지만 희망적인게 아닐까?

 곧 영화로도 제작되는 작품이라 하니, 절박한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풀어가는 또 다른 희망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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