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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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가, 그의 젊음이? 갖고 싶은가, 그녀의 아름다움이?
가까운 미래, 돈만 있다면 그들의 몸을 내 것처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온다

가까운 미래, 생물학 전쟁으로 중장년층이 모두 사망하고 스타터스라 불리는 10대들과 엔더라 불리는 노인들만이 살아남는다. 미성년자들은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기에, 거리를 전전하며 힘들게 살아가던 캘리는 아픈 동생을 위해 ‘바디 뱅크’를 찾아간다. 이곳은 다시 젊어지고 싶어 하는 부유한 노인들에게 10대의 몸을 고가의 금액을 받고 불법적으로 대여해 주는 곳인데……."

 

 

흥미로운 소재, 흥미로운 글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10대 이하의 청소년과 7~80세 이상의 노인(그것도 수명이 무려 200세까지 가능한 세계에서)만이 살아가는 세계. 

그리고 그 세계에서 기득권을 차지한 노인들은 그들의 탐욕에 의해 젊은이들의 몸을 대여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실로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스타터스'는 정말 참혹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흥미로운 위와 같은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 있음직한 이야기입니다.

현 시대에서도 장년층 이상들이 이미 기득권과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고, 정년퇴임을 늦추는 등, 그런 기득권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과학의 발전과 맞물려 초고령사회로 점점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대한민국도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상 최고로 빠른 속도라네요).
하물며, 최근 삼성이 뇌에 칩을 이식하여 인간을 제어하는 기술을 미국에서 특허 출원한 사실까지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는 노년층과, 상대적으로 한 명당 여러 명을 부양해야 하며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 할 것이 확실한 젊은 세대들 간의 세대간 갈등과 상대적 빈부격차의 심화는 사실상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의 문제만 남아있지 않느냐 생각됩니다. 이런 현상이 극도로 악화된 사회라면 정말 저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그런 느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흥미롭게 보게 되는 소재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아무 죄 없이, 생물학 전쟁으로 인해 이런 극단적인 사회 속에 던져진 젊은 아이들 중, 부유한 노년층을 할아버지, 할머니로 갖지 못한 아이들의 어려운 삶은 왠지 현 사회와 일정부분 오버랩되기도 합니다(물론 이 정도는 아니지만요).


그런 스타터스 중의 한 명인 주인공 켈리가 아픈 동생을 살려보기 위해서 죽기보다 싫지만 노인들에게 자신의 몸을 대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펼쳐지구요.



사실, 이 책이 과연 로맨스냐? 라고 물으면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의 다양한 소설들이 복합적인 소재와 장르를 취하고 있고, 그렇기에 점점 장르 구분이 힘든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이 책이 황금가지의 '블랙 로맨스 클럽'이라는 태그를 달고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저는 '흥미로운 SF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좀 더 읽기 쉽고, 청소년 소설에 가까운 느낌, 그리고 여자 주인공, 약간(?)의 사랑 이야기가 가미된 부분이 로맨스적 특성이라고 한다면 그런 부분은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사실, 장르의 구분이 뭐 중요하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책이 정말 재미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겠지요. 그리고 이 책의 작가인 리사 프라이스의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영미 판권 100만 달러의 높은 가격에 팔렸다는 점이나, 아마존 닷컴의 높은 순위, 여러 비평가들의 높은 평가는 그런 이 책의 '재미'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소재와 상상력에 흥미로운 연출과 진행, 모호하면서도 매력적인 마무리까지 참 흥미로운 책입니다만,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과거 SF 소설들의 치밀함이나 탄탄함보다는 조금은 말랑하고 나쁘게 말하면 약간은 허술한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며, 뭔가 '10대의 아름다운 여성'의 행동이나 대사라기보다, '10대인 척 하는 성인 여성'의 행동이나 대사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어쩌면 신체 대여라는 작품의 중요한 컨셉 떄문에 일부러 이런 것일까요?). 하지만 그런 부분들이 스토리 전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므로,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여담입니다만, SF나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최근, 굳이 SF의 팬이라거나 SF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SF 기반의 작품들이 나오는 현상이 참 즐겁습니다. 이 책, '스타터스'를 비롯해서 '리미트리스'나 '프린지', '헝거 게임' 등등. 이런 작품들을 통해 좀 더 이런 흥미로운 작품들의 기반이 다져진다면, 더 많은 양질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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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화가 된다면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아주 예쁜 여주인공이 캐스팅되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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