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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다락방 -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유년시절 내 방에는 조그만 다락방이 연결되어 있었다. 부모님은 이 곳을 창고로 사용하셨기에 먼지 마신다고 올라가지 못하게 하셨지만, 몰래몰래 그 곳에 올라가곤 했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구닥다리 책도 읽고, 과일박스를 뒤져 몰래 제삿상에 올라갈 과일도 훔쳐먹고 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를 매료시켰던 것은 다락방 정 중앙에 있던 조그만 창문이었다. 그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는 것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었다.
창의 크기 때문이었는지, 혹은 그 곳에서만 보이는 위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다락방'이라는 왠지 포근한 이미지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다락방의 창'을 통해 보이는 피사체는 언제나 조금 달랐기에 나도 모르게 다락방의 창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락방은 이런 이미지인 걸까. 이 책, '꿈꾸는 다락방'은 꿈과 실현에 대한 책. 사실 다락방과 내용은 전혀 관련이 없지만 왠지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다락방의 포근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꿈이라..
어쩌면 꿈이라는 단어의 어감 자체가 왠지 달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실현되지 않는' 그런 뉘앙스가 포함된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작가 '이지성'은 책 속에서 누구나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서의 '꿈'을 논한다. 그리고 그 방법론 역시 매우 간단하다. 단 하나의 명제,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lization).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그야말로 명쾌한 다락방의 법칙
이른바, R=VD 법칙. 끝없이 바라고 염원하면, 반드시 자신의 꿈을 이룩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어쩌면 허황될 수도 있는 이론이지만, 저자는 믿지 않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뿐, 믿으면 이루어진다고 열변을 토한다. 그리고 아놀드 슈와제네거, 스티븐 스필버그, 에스테 로더, 콘라드 힐튼 등의 대단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사례와 함께 자기 자신의 사례를 피력한다. R=VD를 믿게 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법칙의 수혜자가 되기를 원한다.
어쩌면 그 법칙 자체는 작년 우리나라 출판계를 뒤흔들었던(정말 뒤흔들었다는 말이 어울린다) '시크릿'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몇몇 중요인물들이 겹치는 부분도 있고. 시크릿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꽤 혼란스럽다. 정말 바라고 염원한다는 것만으로도 꿈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정말 그렇게 쉬운 것일까? 아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자기 자신조차 자기의 꿈이 이루어질 것을 100% 믿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 자신조차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 R=VD라는 법칙 역시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100% 믿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하지만 분명 모든 일에는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책 속의 '법칙'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을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행복한 방향으로 향하고 또 그것을 확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분명 그 효과는 대단히 좋을 것이고 그렇기에 이 법칙은 굉장히 강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지만. 어쩌면 최근의 수많은 '긍정'이니 '무슨무슨 힘'이니 하는 자기계발서들의 모든 의견을 가장 원론적인 '나 자신'이라는 부분에서 강력하게 밀어내는 그런 '법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인 '실용적'인 방법론들. 끝없이 R=VD 법칙과 그 실현자들의 사례만을 나열하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에 든다
시크릿과 다른 점이라면 좀 더 실용적이고, '한국적'인 느낌이랄까. R=VD. 말은 쉽지만 실천하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고, 또한 실제로 믿기 위해서 대체 어떻게 하면 믿을 수 있을까 라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 '실천'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여러 사람들의 성향적인 다양함을 배려하여, '글로 적으면서', 혹은 '말하면서', 또는 '동영상을 통해' 등등 다양한 방법론들로 VD의 실천을 도와준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가상의 멘토' 부분이었다. 나 자신이 존경하는 실존인물, 혹은 가상인물을 눈 앞에 있는 것처럼 그들과 대화하고 그를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또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데 활용하는 것. 활용하기에따라 정말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나 자신의 '상상의 멘토'를 만들어내는 것. 참 효과적인 멘토링 방법 중 하나 아닌가!
다락방. 유년시절의 다락방에는 꿈이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어린시절 다락방에서 꾸었던 꿈들은 대부분 이루어냈다. 물론 그 어린 시절의 꿈이라는 게 워낙 별 것 아니기도 했겠지만 왠지 그 시절이었기에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은, 어른이 되고 '합리적'이라는 이름의 '의심'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으며 계속 '그 때 그 시절의 다락방으로 돌아가봤으면'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조금 더 나 자신을 믿고, 조금 더 내 꿈을 믿고 살아가는 것. 그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R=VD 마니아였던 에스테 로더, 콘라드 힐튼, 나폴레옹, 아인슈타인... 느낌좋은 표지에 강렬한 인상의 한 문장. 다만 오타(힐튼는)는 좀 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