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김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유니클로,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국내의 지오다노(지금 말고 과거의)나 베이직 같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재 하지만 디자인은 그저 그런 브랜드 정도였다. 일본에 가끔씩 가는 직업 덕에 가끔씩 가서 '게임 T 셔츠'를 구입하는 정도? 그 이상도 아닌, 그 이하도 아닌 브랜드였다.




그러던 중, 바로 위의 유니클락을 주위 사람들이 쓰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이 브랜드 광고, 유니클로를 입은 아가씨들이 등장해 감각적인 동작으로 시간을 알리는, 일종의 '세계시계' 화면 보호기인데, 무엇보다 그 감각적인 퀄리티가 뛰어나 주위 사람들의 컴퓨터가 놀 때마다 저 화면을 발산하면서 엄청난 각인 효과를 냈다. 정말 잘 만든 프로모션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2008년의 세계 광고상을 휩쓴 프로모션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 유독 추웠던 우리나라의 겨울을 강타한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본의가 아닌 주위의 추천으로 구매하면서 이 브랜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막상 사러 간 집 근처의 잠실 유니클로 매장, 엄청난 인파가 이 히트텍을 사고 있었으니까.
그러던 중, 이 '1승 9패, 유니클로처럼'을 읽게 되었다.







참 많은 회사들이 경쟁하는, 참 기업하기 어려운 이 시기, 게다가 거의 10년째 불황에 찌들어있는 일본 기업이 세계적으로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1승 9패'라는 제목의 끈기 넘치는 문구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을 잡으면서 참 여러 의미에서 흥미로왔다. 특히 이런 시기에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는 점이 더더욱 흥미를 북돋웠고. 











'일본 전산 이야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저자가 정리한 유니클로 이야기를 보면서, 좀 많이 놀랐다. 사실 최근의 트랜드라 할 수 있는 정보의 자유화는 기업계에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덕분에 뛰어난 기업들은 대부분 비슷한 정책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이 존경하는 것은 '피터 드러커'이고 그의 사상과 정책은 이미 수많은 형태로 공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 유니클로의 정책적 탁월성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몇 개로 정리된다.




1.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하며, 그 가운데 실패를 하더라도 그 실패를 학습하고 자산으로 삼는다.
2. '속도'와 '타이밍'을 중시하며 히트상품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3. 인재 양성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높은 매출보다 한 명의 인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자기 개발에 끝없이 노력하며, 한 명 한 명의 구성원들이 모두 함께 노력하는 가운데 그룹 플로를 이끌어낸다.









매 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유니클로에서 배우는 기업정신'. 새로운 방법론들은 아니지만 이것들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클로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참 좋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실천'일 것. 이 책에 담긴 이야기대로라면 유니클로는 그런 정보의 자유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그런 정보의 엣센스를 모든 구성원이 실제 '실천'으로 이끌어가는 데 한 치의 부족함도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도 회사 생활을 나름 오랜 시간 동안 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훌륭한 메뉴얼화, 시스템화를 구축해두더라도, 그 회사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이에 대한 실천의 열정을 담뿍 갖고 있지 않다면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니까.


물론, 유니클로라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 '점장'이며, '점장'과 '매출'은 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보다 개인들의 열정을 이끌어내는데 좀 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책을 읽어보면 거의 놀라울 지경이다. 그리고 왠지 그렇게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지 못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달까(대부분의 회사 관리직이라면 이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 그리고 동시에 그렇게 만들고 싶은 열정을 지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단하다는 느낌은 바로 이 부분, 완전 실력주의를 표방하면서 일할수록 좋은 회사로 느끼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대부분의 회사원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끄러움에서 기인한 좌절감은, 후반부에 가서야 비로소 조금 수그러든다. 사실 중반부까지 읽을 때까지는 과연 이 책이 왜 '1승 9패'일까? 그들처럼 '완벽한' 회사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책 후반부에는(드디어!) 그들이 실패하고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유니클로의 정책과 열정에 반하는 직원들이 나오기도 하고, 그런 가운데 실패하기도 한다. 왠지 그런 실패담에 안도하는 나 자신이 좀 한심스럽긴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직원이 한 방향을 바라본다는 건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니까. 
그래서 솔직히 말해, 이 책의 이런 구성은 조금 옥의 티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제목 선정도 그렇고.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유니클로를 훑으며 전반적인 그들의 정책과 성공의 비결을 잘 담고 있는 것은 참 좋지만, 실패가 가져온 영향과 그 극복에 대한 이야기들은 시기에 따라 하나씩 배치하면서 넣었어야 더 설득력이 담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제목의 '1승 9패' 역시 더 어울릴 것 같고.




사실, 1승 9패는 일본에서 발매된 야나이 다다시의 유명한 책 제목이다. 이 책 내에서도 여러 번 인용되기도 하는.




전반적으로 참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유니클로의 정책들을 실제 실천에 옮기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회사들이 많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도 하고. 특히 구태의연하게 그저 '월급'을 위해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경종을 일으켜줄만 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최근 다양한 관련서들이 나왔다.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책이 나온 만큼이나 그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언제나 그렇겠지만, 결과가 좋은 기업이 스팟라이트를 받는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유니클로가 성공한데에는 오히려 일본의 불황, 세계적인 경제 위기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다. 
플리스, 히트텍, 브라탑, 그리고 최근 밀고 있는 실키드라이 사라파인 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히트 상품의 특성은 대부분 '저렴하지만 좋은 소재를 통한 기능성' 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황에 더 성공할 수 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 개인적으로도 유니클로의 제품을 '예뻐서' 구매한 적은 없기도 하고(이런 건 제외, 아, 이것도 기능성일까?). 
물론 반대로 이런 시기적인 이유로 그들이 그런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밀고 또 성공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끊임없는 인재 발굴과 그를 통한 성공을 이룩하는 기업들은 언제나 반갑다. 그리고 부럽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다시 한 번 그들의 또 다른 변화를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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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cler 2010-08-1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
여하튼, 끊임없는 인재 발굴과 그를 통한 성공을 이룩하는 기업들은 언제나 반갑다. 그리고 부럽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다시 한 번 그들의 또 다른 변화를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chanel handbags 2010-08-1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 부럽다. 그리고 10년, 20년 후에 다시 한 번 http://www.eluxurysall.com/ 그들의 또 다른 변화를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