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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 고대 문명의 역사와 보물 ㅣ 세계 10대 문명 1
조르조 페레로 지음, 김원옥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어 쩌면 이집트는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문명인지 모르겠다. 반만년의 역사를 갖는 흔치 않은 문명. 수많은 외침과의 아픈 과거, 그리고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현재를 가진 그런 회한의 문명. 그리고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찬란한 자신만의 무언가를 가진 그런 문명으로서 말이다. 비록 고대 문명에 우리네 문화가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쉽지만 말이다.
고대 문명에 담겨진 지혜를 지속적으로 보존하려는 그런 노력은 언제나 값지다. 그리고 굉장히 흥미롭고. 사실 이런 고대 문명에의 개인적인 흥미는 꽤 높은 편이다. 그랬기에 '로스트 랭귀지'같은 책들도 참 즐겁게 읽었고 이번 이 이집트도 마찬가지. 짐작도 가지 않는 까마득한 과거의 것을 만나는 여행, 그것도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최상급의 사진들을 통해 맛보는(이번 반 고흐전에 갔다가 뼈저리게 느꼈다. 생각의나무사의 인쇄품질이 얼마나 뛰어난 것이었던가를) 경험은 굉장히 즐거웠다.
확실히 이런 책은 대형 판본으로 보아야 한다. 감동의 크기가 다르다(크기 비교 협찬에는 왕선생님의 유혹하는 글쓰기가 수고해주었다)
최근의 고고학적 성과를 통해 보다 확실하게 만나볼 수 있었던 이집트 문명
5 천년 역사이기 때문일까,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시기의 유물들과 각종 고증 자료를 통해 그 동안 막연히 배웠던 '고대 문명 중의 하나'로서의 이집트가 아닌 좀 더 살아난 역사를 맛볼 수 있게 해 준다. 개인적으로도 그간 각종 매체를 통해 보아왔던 단편적인 지식들이 아니라, 정말 역사로서 그리고 찬란한 문명으로서의 이집트를 다시 한 번 내 머릿속에 재구성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되었다.
화 려한 건축물들과 조각들. 막연히 머릿속에 들어있던 그들의 '피라밋과 스핑크스, 그리고 파라오상'은 시기별로 어떻게 발전하고 달라져왔는지 그 차이와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마치 새로운 문명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참 신기하기까지 하다. 마치 내가 알고 있던 문명은 전혀 다른 것이었던 양.
내가 알고 있는 이집트 문명과 동일한, 또는 전혀 다른 그런 유물들을 통해 그들의 문명의 제 모습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 참 소중한 경험이었다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과 이집트 문명의 찬란함 속에서 넘겨가면서 읽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 책은 이집트 문명을 대한민국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고대 문명의 찬란한 보고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랄게 있을까. 책이라는 귀중한 수단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책들 가운데에서도 비록 짧은 독서량이지만 이 정도의 감탄사를 끌어낸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충분히 책값은 한다고 느낄 정도로.
다만 자꾸만 머리를 맴도는 생각 하나는, 우리 한 민족의 고된 역사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문화, 비록 고대 문명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 어느 문명보다도 찬란하고 아름다운 우리 문화도 이런 아름답고 훌륭한 책으로 나와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바람이다. 반 고흐 전에서 팔던 도록같은 아쉬움이 아니라 이 책같은 훌륭함으로. 최근 몇몇 책들을 보고 새삼 느낀 것이지만 사진의 감동은 그 판본의 크기와 인쇄 품질에 비례한다. 그 소재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