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온 <블루 피리어드> 18권을 보기 위해, 17권을 다시 읽었습니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일본에서 미대에 가려고 하는 고등학생 만화가 더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리고>.

이제 <블루 피리어드>는 일본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도쿄예대에 들어가서 2학년을 다니고 있는 야토라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미술을 전공하는 걸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산업 디자인에는 관심이 갔지만, 산업 디자인도 결국은 비즈니스인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면, 이해를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나오기도 하지만, 고등학생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입시를 준비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나와서 미술과의 접점이 적더라도 재미있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미대를 나왔거나, 미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끔 전시를 보러 다니지만, 전시를 잘 이해한다기 보다는 물음표를 많이 띄우고 오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냥 생각하지 않고 느끼려고 할 때도 많구요.

그렇지만, 우리가 보는 하나의 작품에 들어간 시간은 측정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냥 보고 느끼고 담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18권에서,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남겨둘 수 있는 것도 재능‘이라는 선생님의 대사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미술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일’은 한때는 인생을 걸어볼 정도이 일일겁니다. 인생을 살짝 걸어봤거나, 인새을 걸어본 적이 없는 취미의 영역이지만, 매일의 삶 속에서 조금씩 시간을 보내며 쌓인 것들이 있습니다. 만화를 보는 일도 포함이 됩니다. ‘비용이나 시간의 제약이 없는 만큼 퀄리티에도 한계가 없어. 당연히 돈도 안 되고 아무도 평가해 주지 않아. (...) 그렇게 생산적인 가치가 없어 보이는 일을 계속할 수 있어?’. 전혀 다른 상황에서 나오는 대사이지만, 와닿았습니다.

앞으로도 ‘생산적인 가치가 없어 보이는 일’을 계속 할 것 같습니다. 정신적으로 숨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취미 같은 건 언제든지 할 수 있짆아요.

정말 그럴까?
비용이나 시간의 제약이 없는 만큼 퀄리티에도 한계가 없어.
당연히 돈도 안 되고 아무도 평가해 주지 않아.
넌 그런 걸 견딜 수 있니?
그렇게 생산적인 가치가 없어 보이는 일을 계속할 수 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건 재능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남겨둘 수 있는 것도 재능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의 크기는 내가 보는 것들의 크기이지
내 키의 크기가 아니라네."

(46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의 비참한 상황은 아무렇게나 이어지는 사색을 기록하느라 조금씩 모아놓은 이 단어들로부터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다. 물을 다 마셨는데도 잔의 밑바닥에 녹지 않고 남아 있는 찌꺼기처럼 나는 모든 표현의 밑바닥에서 무가치한 존재로 살아간다. 장부에 숫자를 기입할 때처럼 세심하되 무심하게 나의 문학을 기록한다. 별들이 반짝이는 광대한 하늘과 무수히 많은 영혼들의 수수께끼, 알 수 없는 심연의 밤과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혼돈, 이 모든 것 앞에서, 영혼의 단사을 종잇장에 적는 일과 장부에 숫자를 기입하는 일은 도라도레스 거리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이고 어마어마하게 광대한 우주 안에서 너무나 사소한 일이다.

(13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